'청량리역이 교통 요충지?' 강남 가는 수인분당선 하루 고작 9번

오세훈 시장 공약이었지만…
출퇴근 시간 배차도 2시간 간격
"0.98km 구간 선로 증설로 해결 가능"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대통령실 청원 검토"

이필형 동대문구청장과 주민들이 수인분당선 증차 집회에 참여해 선로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사진제공=수인분당선추진위원회)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시절 인터넷방송 오세훈TV를 통해 동대문구민들에게 ‘청량리역에서 수인분당선의 배차 간격을 줄여서 동대문구의 강남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왕십리, 청량리, 회기 간 선로를 입체 교차화하면 분당선 전철을 경춘선이나 중앙선과 직결하는 등 여러 대책 마련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죠. 3년이 지났지만 아무 진척이 없습니다.”(김미현 수인분당선추진위원회 위원장)

평일 운행 9회, 토·일·공휴일 5회. 한적한 시골의 열차 시간표가 아니다. 청량리역에서 왕십리역과 강남구청역, 선릉역, 수서역을 거쳐 죽전으로 가는 첫 열차가 오전 7시48분에 운행하면 다음 열차는 1시간59분 이후인 9시47분에 출발한다. 그 뒤로 짧으면 44분, 길면 2시간8분 간격으로 열차가 운행되다가 오후 7시4분이면 운행을 종료한다.

청량리역은 서울 동북권의 교통 요충지이자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지만 일자리가 몰려있는 강남 접근성은 유독 떨어진다. 수인분당선 청량리역에서 2, 5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왕십리역이 한 정거장, 강남구청역과 선릉역은 4~6정거장에 불과할 정도로 가깝지만 드문 배차간격 탓에 노선의 효율은 떨어진다. 이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거나 다른 전철 노선으로 빙 돌아 이용해야 하는 등 불편이 크다.

동대문구 주민인 김미현 수인분당선추진위원회 위원장은 “동대문구뿐 아니라 의정부, 남양주 등 주변 배후지, 강원도나 내륙지역에서 청량리역을 이용하는 환승 인구의 교통편의를 위해 추가 선로 건설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북 교통 격차 해소는 물론, 청량리역에서 뻗어 있는 동북권, 강원권, 중부내륙, 경남권 등의 환승 편의와 광역교통허브 구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인분당선 청량리역 운행 확대를 위해서는 이 구간을 다닐 수 있는 단선 신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853억원을 들여 왕십리~청량리역 구간 중 0.98km 구간에만 철로를 놓으면 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 7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왕십리~청량리역 단선 전철 신설 사업을 이미 포함했지만, 진행은 더디기만 하다는 것이다. 토지를 매입해 신설해야 하는 0.98km 구간은 마장축산물시장에서 왕십리역에 이르는 곳이다. 단선 철도가 신설되면 열차는 현재 하루 9회에서 60~80회까지 늘려 운행할 수 있다.

수인분당추진위는 지난해 11월부터 서명운동을 벌여 이미 2만명의 서명을 받았고, 약령시·경동시장 등 청량리역 인근 상인회와 연대해 수인분당선 증차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도 지난달 27일 주민들이 여는 증차 촉구 집회에 참여해 "국가철도공단 주관으로 용역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번 추경 편성을 통해 구 자체적으로도 용역을 실시해 단선 신설 필요성을 논리적으로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대통령실 청원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현 수인분당선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왕십리~청량리역 구간 중 0.98km 구간에 철로를 신설하면 강남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제공=수인분당선추진위원회)

지자체팀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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