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정일웅기자
1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다기능성 신경 인터페이스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수술을 통해 삽입하는 방식의 신경 인터페이스는 1회 수술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야 한다는 전제가 뒤따른다.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국내에서 개발한 다기능성 신경 인터페이스는 1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점에서 향후 뇌 지도를 작성하거나 뇌 질환 연구 및 치료에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박성준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최창순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열 인발공정(Thermal Drawing Process·이하 TDP)과 탄소 나노 튜브 시트를 병합해 장기간 사용 가능한 다기능성 섬유형 신경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TDP는 열을 가해 크고 복잡한 구조체에서 같은 모양 및 기능을 갖춘 섬유를 빠른 속도로 당겨 추출하는 일 또는 가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뇌 신경 시스템 탐구에서 삽입형 인터페이스는 생체 시스템의 면역 반응을 줄이기 위해 생체 친화적이면서 부드러운 물질을 사용, 다양한 기능을 병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다만 기존에는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디바이스를 만드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다. 특히 탄소 기반 전극의 경우 제조 및 병합과정이 복잡하고, 금속 전극에 비해 기능적 수행 능력이 낮아지는 문제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 나노 튜브 시트 전극과 고분자 광섬유를 병합했다. 탄소 나노 튜브 섬유가 한 방향으로 배열된 탄소 나노 튜브 시트 전극을 통해 신경세포 활동을 효과적으로 기록하고, 광 전달을 담당하는 고분자 광섬유에 이를 감아 머리카락 크기의 다기능 섬유를 제작하는 형태다. 이 과정을 통해 제작된 섬유는 우수한 전기·광학·기계적 성질이 확인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실제 쥐 모델에 삽입했을 때도 다기능 섬유는 전기적 신경 활성신호와 화학적 신경전달물질(도파민) 측정이 우수하고, 광유전학적 조절로 행동학적 산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특히 쥐 모델에 삽입했을 때 1년 이상 광학적으로 발화된 신경 신호와 자발적으로 발화된 신경 신호를 측정함으로써 초장기간 사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성준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다기능을 갖추고, 초장기간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신경 인터페이스’로 활용될 가능성을 갖췄다“며 ”연구 결과물이 향후 대동물 적용과 자기공명영상 장비와 동시 사용을 통해 뇌 질환의 세부적 메커니즘 파악과 전뇌적(Whole brain) 기록 및 조절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나노및소재기술개발사업, 경찰청 미래치안도전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9일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