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환기자
쿠팡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제조 및 납품하는 중소 제조사들이 5년 새 3배 이상 늘어난 것로 나타났다. 이들의 매출 및 고용 인원 역시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증가세를 보였다.
쿠팡은 PB 자회사인 씨피엘비(CPLB)와 협력하는 중소 제조사가 지난해 말 기준 550곳을 돌파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2019년 말 160여 곳과 비교해서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전년도와 비교해 20% 증가했다.
협력 중소 제조사들의 고용 인원은 지난 1월 말 기준 2만3000명을 넘겼다. 이는 지난해 3월 2만명에서 10개월 만에 약 3000명 늘어난 수치다. 통계청 집계 기준 지난해 3월 대비 올해 1월 국내 취업자 수가 1.7% 감소했음에도 쿠팡과 손을 잡은 중소 제조사들의 고용 인원은 늘어난 셈이다. 550곳에 달하는 중소 제조사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곰곰·탐사·코멧·비타할로 등 쿠팡 PB를 운영하는 씨피엘비의 파트너사 10곳 중 9곳은 중소 제조사들이다. 이들은 쿠팡 PB 제품 매출의 약 80%를 담당한다. 소비자가 쿠팡의 PB 제품을 구매할수록 중소 제조사의 고용과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라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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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이들 기업으로부터 PB 상품을 납품받아 ▲마케팅 ▲로켓배송·로켓프레시(신선식품 새벽배송) 등 물류와 유통 ▲고객 응대(CS)를 책임진다. 이 덕에 중소 제조사는 제품 생산과 품질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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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탄생한 PB제품이 중소 제조사들에는 성장의 기회가 된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쿠팡과 협력하는 중소 제조사의 80% 이상은 서울 외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인구 감소 위기를 겪는 지역 곳곳에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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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과 협력하는 중소 제조사들은 매출 증대와 해외 진출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 수산식품을 생산하는 부산의 등푸른식품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쿠팡 PB 덕분에 파산 위기를 극복했다. 2000년 문을 연 등푸른식품은 2011년 들어 재고관리 실패 등으로 위기를 맞으며 2015년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하지만 2019년 쿠팡에 PB 상품을 납품하기 시작한 이후 고속성장을 이어가며 2022년 법정관리를 끝냈다. 등푸른식품의 매출은 쿠팡 입점 첫해인 2019년 3억원에서 지난해 86억원으로 29배 성장했다. 쿠팡 PB 상품 납품으로 인한 매출과 이익 성장으로 파산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직원 수도 기존 22명에서 지난해 48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종수 등푸른식품 부사장은 "대규모 납품으로 인한 원가 절감, 로켓배송과 고객응대(CS), 마케팅을 책임지는 쿠팡 시스템이 파산위기 극복의 결정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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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김포시의 즉석식품 업체 초원식품도 쿠팡 PB를 통해 매출이 크게 늘었다. 초원식품이 만드는 곰곰 갈비탕과 부대찌개 등 제품 10종은 해당 카테고리의 판매량 베스트셀러다. 초원식품의 매출은 최근 4년 동안 11억원에서 67억원으로 급증했다. 이규진 초원식품 대표는 "쿠팡의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으로 상품 경쟁력이 크게 올랐으며, 쿠팡 협업 사실이 알려지자 거래처가 많이 늘며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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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대만 진출로 PB 중소 제조사들도 해외 수출을 늘리고 있다. 건강식품 제조업체 케이에프한국자연농산의 매출은 2019년 7억원에서 2023년 21억으로 3배 늘었다. 비타할로 양배추즙, 호박즙 등 10종의 상품이 대만 로켓배송을 통해 현지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면서다. 김용학 케이에프한국자연농산 대표는 "치열한 국내 식품시장에서의 성장은 물론 해외 판로도 쿠팡으로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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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관계자는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높은 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기 위해 식품, 뷰티, 패션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PB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제품 경쟁력을 갖춘 중소 제조사들이 매출을 늘리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게 돕는 한편,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