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전쟁도 늦출에 거뜬…'엄마·아빠 회사 좋다' 절로 나온다[K인구전략]

현대차증권, 유연근무제 사용 독려하는 기업문화 '우수'
"일·가정은 모두 소중한 삶의 여정"
"임신·출산, 육아 망설이는 분들 용기내시길"

“이번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는데, 아침 시간은 정말 바빠요. 유치원과 달리 초등학교는 중간에 오전 간식이 없다 보니 아침에 아이에게 밥을 못 먹이면 점심때까지 먹을 수 있는 게 없어서 걱정되거든요. 그래서 아침에 출근 준비하고, 아이 준비물 챙기면서 밥 먹이고 정신이 좀 없긴 해요. 다행히 회사의 유연근무제를 활용해서 아이를 무사히 등교시키고 출근하고 있어요."

김은지 현대차증권 대구지점 매니저는 '육아기 단축근무'를 사용 중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상황에 맞게 아침이든 오후든 선택해서 출퇴근 1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그는 "무엇보다 가족친화제도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동료들의 배려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곧 출산을 앞둔 이기쁨 현대차증권 남양브랜치 매니저는 "아이가 태어나면 출퇴근 시간이 정말 바쁠 것 같다"며 "아이가 아프거나 다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근처에 봐줄 가족들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도 많을 텐데 벌써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도 회사 동료들이 유연근무제를 자유롭게 쓰는 분위기"라며 "서로가 본인의 일처럼 생각하고 존중해주고 있다. 사내 인프라 또한 언제든지 간편하게 유연근무제를 사용할 수 있게 돼 있어서 회사가 일과 가정 양립에 신경 써준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김은지 현대차증권 대구지점 매니저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과 찍은 기념사진. 김 매니저는 출근 시간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자녀를 등교시킨 후 출근하고 있다.(사진=김은지 매니저 제공)

가족친화제도 사용을 독려하고 존중하는 기업문화

현대차증권은 직원들에게 다양한 가족친화제도에 대해 교육하고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이 매니저는 "내원했던 산부인과가 적어도 오후 4시30분 전에는 도착해야 진료를 볼 수 있었다. 평소대로 5시에 퇴근하고 방문하면 이미 산부인과는 문을 닫은 뒤였다"며 "다행히 회사에서 태아검진휴가 사용을 독려했기 때문에 검진이 필요하면 휴가를 신청하고 무리 없이 진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에서는 모두 유연근무제를 자유롭게 쓰는 편이다. 김 매니저는 "유연근무제를 사용하는 직원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은 옛날보다 많이 적어졌다"고 했다. 일·가정 양립에 대해 열린 기업문화가 직원들의 책임감을 고취시킨다는 게 김 매니저의 생각이다.

그는 "유연근무제를 사용하면 맡은 업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동시에 나를 배려해주는 동료들을 위하는 마음도 더 생긴다"며 "업무적으로는 시간을 탄력적으로 사용하니 하루가 훨씬 능률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기쁨 현대차증권 남양브랜치 매니저의 만삭사진. 이 매니저는 회사의 독려로 태아검진휴가 등 가족친화제도를 활용하고 있다.(사진=이기쁨 매니저 제공)

일과 가정은 모두 "내 삶의 소중한 시간들"

김 매니저는 얼마 전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회사로부터 작은 선물을 받았다. "입학기념 선물에 대표님 편지가 있어서 아이와 함께 읽었다.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는 생활이 힘들어도 회사에서 많이 배려해주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 힘이 난다"며 "비록 작은 선물이지만 회사에 대한 긍지가 생겼다. 또한 일과 육아 두 가지를 온전히 잘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던 기억이 난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 잠깐 일을 쉰 적이 있었는데,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일을 하는 지금 일상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훨씬 크다. 아이가 학교에 잘 다니는 것을 지켜보는 것과 동시에 내가 회사 생활을 잘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 뿌듯하다"며 "아이는 엄마가 회사생활에 바쁘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 아이가 커가며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은 해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로 고맙다"고 말했다.

직장에 있는 시간과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은 모두 삶의 소중한 일부분이라고 이 매니저는 말했다. 그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것은 곧 태어날 아이에게도, '나'라는 한 개인의 삶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아이는 엄마, 아빠가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어릴 때부터 아주 가까이서 보게 될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에게 일·가정의 양립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임신 후 회사에서 많은 배려를 해준다는 것에 감동을 받았고, 출산 후에도 회사에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이 든다"며 "아이의 성장은 우리 사회가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일·가정의 양립을 위해 사회 구성원들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기에 임신과 출산, 육아를 망설이는 분들은 용기를 내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증권자본시장부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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