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기자
'칸의 여왕' 전도연이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LG아트센터는 오는 6월4일~7월7일 LG아트센터 서울, 시그니처홀에서 공연하는 연극 '벚꽃동산'에 전도연이 여주인공 '류바'로 출연하다고 20일 전했다.
전도연이 연극 무대에 오르기는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처음이다. 박해수가 냉철한 상인 '로파힌' 역으로 출연해 전도연과 호흡을 맞춘다. 박해수는 지난해 연극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에 출연해 LG아트센터 서울 무대에 섰다. 전도연과 박해수는 30회 공연을 원캐스트로 출연할 예정이다.
벚꽃동산은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이자 유작이다. 벚꽃동산은 1861년 농노해방령 이후 귀족 사회가 무너져가는 19세기 말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다. 류바는 몰락해가는 귀족 집안의 여지주로 세상 물정을 모르는 인물이다. 로파힌은 농노 해방령의 수혜를 입은 인물이다. 로파힌의 아버지는 류바 집안의 농노였으나 농노 해방령 이후 로파힌은 상업적으로 성공해 큰 돈을 번다. 로파힌은 지주인 류바에게 벚꽃동산이 경매에 넘어가기 전에 팔아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류바는 로파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벚꽃동산이 경매에 넘어가고 로파힌이 낙찰을 받아 벚꽃동산의 새 주인이 된다.
벚꽃동산은 박경리 작가의 대하소설 '토지'에 많은 영향을 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전도연과 박해수 외에도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현재 정동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에 출연하고 있는 손상규, 영화 '박열'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최희서, 연극 '환희, 물집, 화상'으로 2020년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받은 이지혜, 2021년 연극 '코리올라누스'에서 주인공 코리올라누스로 출연하고 최근 영화 '서울의 봄'에서 강동찬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남윤호, 연극 '리어외전', '살짝 넘어갔다 얻어 맞았다' 등에 출연한 유병훈,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로 데뷔 후 넷플릭스 '발레리나'에서 주역을 맡은 신예 박유림,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작품상을 받은 영화 '액션 히어로'의 주역 이세준, '이바겸 단편프로젝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이주원이 출연한다.
벚꽃동산의 연출은 영국 내셔널시어터,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등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맡는다. LG아트센터는 전 세계 관객들에게 선보일 작품을 제작하고자 2021년부터 세계적인 연출가들과 신작 제작을 논의해 왔으며 스톤과 뜻을 함께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스톤이 한국 영화를 200편 이상 관람할 정도로 한국 문화의 오랜 팬이라고 설명했다. 스톤은 2022년 가을 사전 방문을 통해 작품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을 구상했으며 올해 1월 다시 서울을 방문해 10명의 배우들과 일주일간의 워크숍을 진행하며 캐릭터의 밑그림을 함께 그렸다.
LG아트센터 이현정 센터장은 "벚꽃동산은 세계적인 연출가와 최고의 배우들이 위대한 원작 위에 한국의 현대 모습을 입혀 새롭게 써내려 갈 특별한 공연"이라며 "LG아트센터 서울에 올라갈 이번 공연은 세계 초연일 뿐, 앞으로 전 세계 공연장을 한국어로 투어하는 글로벌한 작품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아트센터는 현재 홈페이지와 주요 예매처에서 6월16일까지 공연의 입장권을 판매하고 있다. 잔여 공연 입장권은 오는 4월 중 판매할 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