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리인턴기자
전북 전주 도심 한복판에서 패싸움을 벌였던 전주·군산 소속 폭력조직원 일당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0일 전주지법 형사6단독(부장판사 박정련)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7)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상습폭행 혐의로도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또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군산지역 폭력조직원 B씨(32)와 특수폭행 방조 혐의로 기소된 B씨 친구 C씨(32)에게는 각각 징역 4개월과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2019년 11월 3일 새벽 전주시의 한 골목에서 패싸움을 벌인 혐의로 A씨 등은 기소됐다. 사건 당일 전주 조직원은 군산 조직원이 자신을 아는 척해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얼굴 등 온몸을 주먹과 발로 10여차례 때렸다. 현장에 있던 A씨는 "너희 선배 아니면 때려 버려라"며 싸움을 부추겼다. A씨 등 전주 조직원 10여명은 군산 조직원 등 2명을 둘러싸고 위협을 가했다고 전해졌다.
현장에서 도망친 군산 조직원은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형님, 저 전주 애들한테 다구리(몰매) 맞았습니다"라고 보고했다. 같은 조직원이 폭행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B씨는 조직원 8명을 소집해 전주로 이동했다. B씨는 친구 C씨에게 전화해 "술집에서 우리 조직원 폭행한 애들 잡아 놓으라"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결국 두 조직은 대치하게 됐고, C씨는 이 상황에서 "2대 2로 싸워서 해결하자"라고 제안했다. C씨의 말에 두 조직은 전주시의 한 골목길로 자리를 옮겼고, 서로 험악한 말을 주고받다가 군산 조직원 한 명이 A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이후 싸움이 번져가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B씨 등 군산 조직원들은 야구방망이·각목·유리병 등으로 A씨 등 전주 조직원들을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폭행을 저지른 전주·군산 폭력조직원 20명을 기소했고, 이 가운데 17명은 가담 정도에 따라 집행유예~징역 1년의 형이 확정됐다. A씨 등 3명은 다른 범행을 추가로 저질러 사건 발생 4년여가 지난 이달 1심 판결이 선고된 것이다. 특히 A씨는 2021년 상해죄로 전주교도소에서 수용 생활을 하면서 지적장애 3급 수형자를 수시로 괴롭히고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또 지난해 2월과 3월 지인 등을 여러 차례 폭행한 사실도 확인됐다.
재판부는 A씨를 두고 "피고인은 폭력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는데도 누범기간 중에 많은 사람이 활동하는 장소에서 조직의 위세를 바탕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며 "이러한 범행은 사회공동체와 법질서 유지와 안녕에 위협이 되는 행위로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고는 하나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했다. B씨를 두고는 "일부 피해자들에 대한 특수폭행 사건에서 이미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음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고 있지 않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라고 판시했으며, C씨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방조 행위가 없었다면 조직의 위세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폭력을 가한 이 사건 폭력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