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한예주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47년까지 세계 최대·최고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투자하는 비용은 총 622조원이다. 이 투자 비용은 경기도 용인, 평택, 기흥 등의 반도체 시설에 비메모리(시스템)와 메모리반도체, 차세대 연구개발(R&D) 관련 시설을 건설하는 데 사용된다.
1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622조원 가운데 삼성전자는 500조원을 용인, 평택, 기흥에 투자한다. 우선 용인 남사 국가 산업단지에 360조원을 투입해 팹(공장) 6기를 짓고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2026년 부지를 조성하고 2028년엔 팹1을 착공한다. 이 설비는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팹1은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초미세 공정 생산 기지로 활용할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과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파운드리 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평택 일반 산단에는 120조원을 투입해 팹 3기를 신설한다. 이곳에서 강유전체, 자성체 등 차세대 소자와 AI 반도체 HBM(고대역폭메모리) 효율을 높이는 수직적층, 이종접합 첨단패키징 기술 연구 등을 할 예정이다. 신규 조성될 카이스트(KAIST) 평택 캠퍼스와 산학협력도 추진한다. 카이스트 평택캠퍼스는 올해 실시설계를 시작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흥 R&D센터에는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입해 연구용 팹 3기를 갖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흥 R&D 센터를 연구·생산·유통을 한 곳에서 진행하는 복합형 연구 단지로 조성할 것"이라며 "첨단 기술 개발 결과가 양산 제품으로 빠르게 적용되는 인프라를 갖추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122조원을 용인 클러스터 팹 구축과 소재·부품·장비 지원 상생 생태계 조성 등에 쓸 방침이다. 용인시 원삼면 죽능리 일원에 415만㎡ 규모로 D램과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 팹이라고 불리는 4기 반도체 생산라인을 순차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반도체 소재뿐만 아니라 전·후공정 장비를 생산하는 관련 50여개 사가 입주할 협력화 단지도 조성된다. 클러스터에서 종사할 임직원을 위한 주거시설뿐만 아니라 상업·지원시설, 공원, 배수지·변전소 등 공공시설도 들어선다.
SK하이닉스는 첫 번째 공장을 2025년 착공, 2027년 완공할 예정이다. 팹 1기당 엔지니어 1400명, 유지관리 인력 1000명, 운영 인력 600명 등 총 3000명이 근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4기 팹에서만 1만2000명, R&D·지원부서 인력으로 3000명 등 1만5000여명이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활동하게 된다. 여기에 50여개 협력업체 단지에서 근로자 8000여명이 근무할 것으로 보여 반도체 전문인력 2만3000여명이 몰려 있는 첨단산업도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D램과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뿐만 아니라 반도체 상생 생태계의 거점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