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환기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9일 한미일 3국이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비핵화 의무와 군사협력 금지 의무를 재확인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철저한 이행을 확보하는데 세 나라 간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등 한미일 3국 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개최했다. 이들은 회의를 마치고 용산 대통령실에서 공동브리핑을 갖고 안보 외 경제협력에서의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조 실장은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제시된 한미일 협력의 정신과 원칙은 안보, 경제, 기술을 망라하는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것"이라며 "3국 안보실장은 3국 정상들이 제시한 방향을 실질적으로 이행해 나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다년간의 3자 훈련 계획 수립 등 한미일간 안보 협력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며 "사이버 경제, 첨단기술, 개발 협력 분야에서 캠프 데이비드 합의의 후속 조치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으며 공급망·기술보호·공동연구·AI(인공지능)·거버넌스·경제안보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 부분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조 실장은 "우크라이나, 중동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자유민주주의,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세 나라가 규범 기반 국제질서 수호를 위해 강력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외국으로부터의 가짜뉴스 등 공작에 대한 대응도 공조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아키바 국장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관저로 한미일 안보실장을 초청해 만찬한 것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께 한일 관계의 발전, 한미일의 전략적인 연계 추진을 향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강한 의지를 다시금 전달 드렸다"고 말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급하면서는 "즉시 해결을 위한 한미 양국의 계속적 이해와 협력 요청했으며 설리번 보좌관과 조 실장이 재차 지지해주셨다"고 덧붙였다.
북 도발에 대한 협력 대응 기조도 재확인했다. 아키바 국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자금원을 위한 부정한 사이버 활동 대처에 한미일 연계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중대한 외부의 정보 조작 위협으로부터 선거의 공정한 운영 등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의 근간을 지키기 위해 3국이 연계하여 대처할 것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설리번 보좌관 역시 안보, 경제에서의 3국 협력에 힘을 실었다. 설리번 보좌관은 "무엇보다도 새로운 약속인 서로 지역 위협시 대응할 때 협의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했고 3국 방위협력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3국의 핵심 광물·2차전지 공급망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도 강조한 대목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공동의 글로벌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한다"며 "식량 안보, 보건 안보, 경제 안보 부문 등이 포함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3국 해안경비대 협력 심화 문제를 꺼내기도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할 것이고 항행의 자유를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지켜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날 조 실장은 설리번 보좌관, 아키바 국장과 각각 회의를 진행했다. 한미 안보실장 회의에서는 북한에 대한 확장억제를 포함한 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조 실장과 설리번 보좌관은 한국 측이 취한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는 북한의 지속적인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및 합의 위반에 대한 신중하고 절제된 조치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양국은 북한과 대화에 열린 입장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어느 때보다도 공고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한미 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으로서 자유민주주의 확대, 경제발전, 안보, 기술 혁신 등에 기여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도 내렸다. 또한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합의한 동맹 70주년 기념 공동성명과 '워싱턴 선언' 등 후속 조치가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확장억제를 포함한 인태 전략, 신흥기술, 경제안보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 실장은 설리번 보좌관과의 한미 안보실장 회의에 앞서 아키바 국장과도 한일 안보실장 회의를 가졌다. 양측은 한일 관계, 북한 문제를 포함한 지역·국제 정세 등 관심사를 논의했다. 조 실장과 아키바 국장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올해 7차례 정상회담을 한 것을 포함해 각계 각급에서 교류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을 평가했다. 또한 긴밀한 소통과 교류를 지속해 안보, 경제, 인적 교류를 비롯한 각 분야에서 양국 국민이 체감할만한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북한의 전례 없는 도발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지역과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으며 한일·한미일 공조와 국제사회 연대 강화 필요성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