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영국의 한 남성이 축구 경기 중 상대 선수가 찬 공에 머리를 맞아 뇌졸중 진단을 받은 사연이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사연의 당사자는 영국 브라이튼에 거주하는 33세 남성 톰 후퍼로, 지난해 8월 집 근처 경기장에서 7:7 축구를 하던 중 상대 선수가 찬 공에 머리를 맞아 쓰러진 후 뇌졸중 진단을 받았다고 3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후퍼는 당시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었고,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후퍼는 “사람들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며 “오른쪽·왼쪽과 예·아니오 외에 다른 말은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후퍼는 곧바로 병원에 찾았으나, 의료진은 언어테스트를 비롯한 몇 가지 검사를 실시한 후 “휴식을 취하라”며 그를 돌려보냈다.
그런데 계속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다시 병원을 찾아 뇌 스캔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아무런 문제가 확인되지 않아 치료받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갔다.
증상이 또렷해진 것은 사고 10일째였다. 오른쪽 몸이 마비돼 움직이지 못했으며, 의지와 상관없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침대에서 일어나려다 쓰러진 후퍼는 어머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실려 갔다.
이번에야 의료진은 뇌졸중 진단을 내렸다. 뇌졸중은 여러 원인에 의해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을 말한다.
머리에 가해진 심한 충격이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후퍼는 경기 중 머리 부상으로 인해 뇌혈관 벽이 약해졌거나 혈액 응고 등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후퍼는 6주간의 뇌졸중 치료와 이후 2개월간의 재활 과정을 밟았다. 현재 그는 지팡이나 난간을 잡고 걸을 수 있고, 언어능력도 일부분 회복했으나 사고 전처럼 움직이거나 말하진 못하는 상태로 전해졌다.
후퍼는 “다시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하지만, 말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불가능하다”며 “사고가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어려움에도 여전히 낙관을 잃지 않고 뇌졸중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싶어한다. 그는 10월 29일 세계 뇌졸중의 날을 맞아 자신의 사연을 공개하며 '어떤 나이에도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 개선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영국 뇌졸중 협회 조사에 따르면 영국 성인의 절반 이상은 '뇌졸중이 젊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뇌졸중 환자 4명 중 1명은 65세 이하 연령대에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