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틱톡(TikTok)에서 유행 중인 다양한 챌린지가 전 세계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틱톡은 짧은 영상을 보여주는 플랫폼으로, 이용자들이 영상을 올린다는 점에서는 유튜브와 비슷하다. 그러나 영상의 길이가 15초 내외로 짧은 게 특징이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간단하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보니, 영상 플랫폼 후발주자였던 틱톡이 이젠 'MZ세대의 놀이터'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틱톡'서 2억뷰를 돌파한 슬릭백 챌린지 영상. [이미지출처=틱톡 계정 'wm87.4']
최근 10·20대 사이에서 '슬릭백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이는 스케이트를 타는 것처럼 발로 바닥을 밀며 추는 춤이다. 해외에서 먼저 유행하기 시작한 이 춤은 최근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얻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유행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슬릭백 챌린지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은 한 중학생이다. 이 남학생은 골목길에서 슬릭백하는 영상을 틱톡에 올렸는데, 마치 발이 땅에 닿지 않는 것처럼 보여 화제가 됐다. 이에 누리꾼들은 우스갯소리로 '초전도체 춤'이라는 별칭을 붙여주기도 했다.
영상의 주인공은 대구 용산중학교 3학년 이효철 군이다. 이 군의 슬릭백 영상은 지난 16일 틱톡에 공개된 후 불과 5일 만에 2억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10초도 안 되는 짧은 영상인데다 일반인이 올린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기록이다.
현재 해당 영상에는 "'슬릭백 챌린지'가 아니라 공중부양 아니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다",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자세히 알려달라"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리고 있다.
[이미지출처=틱톡 계정 'wm87.4']
그는 최근 유튜브 '근황 올림픽'에 나와 하루아침에 유명 인사가 된 데 대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 군은 영상의 인기 비결에 대해 "제가 하는 건 완전한 (원조) 슬릭백이 아니라 변질된 건데, 그걸 좀 더 좋아해 주시더라"며 "원래는 발을 끌면서 추는 건데 저는 아예 발이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여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당초 외국에서 유행 중인 슬릭백은 까치발로 미끄러지는 듯 추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군의 영상 이후 공중부양하는 것처럼 발 앞부분을 살짝 든 채 춤을 추는 게 유행이 됐다. 이 군은 "춤추는 걸 좋아한다"면서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종종 영상 올릴 테니 많이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9초짜리 짧은 영상이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시청자들의 즉각적인 만족감, 높은 집중도와 연관 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숏폼은 시청자들에게 기다릴 필요 없는 즉각적인 만족감을 선사한다. 특히 MZ세대는 짧은 시간 내 정보를 쉽게 습득하려는 성향이 두드러진다. 틱톡의 높은 인기는 MZ세대의 이러한 성향과 맞물린다.
영상을 제작하는 생산자 입장에서도 숏폼은 효율적이다. 긴 영상에 비해 제작 시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다양한 콘텐츠를 빠르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별도의 장비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10대들도 자연스레 숏폼 소비자에서 생산자가 되고 있다.
이에 틱톡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틱톡은 전 세계에서 40억회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앱으로 기록됐다. 틱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미국에서만 1억5000만명에 달한다. 미국 전체 인구가 약 3억3000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틱톡을 이용하는 셈이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틱톡의 인기는 유독 높다. 모바일 시장분석 서비스 앱에이프는 틱톡 전체 이용자 중 77.5%가 13∼34세라고 분석했다. 틱톡이 전 세계 MZ세대의 놀이터라고 해도 무방한 셈이다.
턱 뼈를 변형하는 '턱뼈 부수기' 챌린지가 해외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미지출처=틱톡]
다만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조회 수를 얻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경우도 더러 있어 문제다. 실제로 최근 해외 젊은층 사이에서는 갸름한 턱선을 만들기 위해 뼈를 변형하는 이른바 '턱뼈 부수기' 챌린지가 유행해 논란이 됐다. 이는 갸름한 얼굴선을 위해 망치와 병 등 둔탁한 물체로 얼굴을 때리면서 얼굴 뼈를 인위적으로 바꾸려는 챌린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얼굴 뼈를 인위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안면골 골절을 비롯해 피부와 연조직 손상 등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 사람의 종아리를 두 사람이 옆에서 동시에 걷어차 넘어뜨리는 '스컬 브레이커 챌린지', 우유 상자를 쌓아 그 위를 밟고 올라가는 '우유 상자 챌린지' 등 재미보다는 위험성이 강조된 챌린지가 유행해 비판 여론이 일었다. 특히 기절할 때까지 숨을 참는 '기절 챌린지' 탓에 청소년 수십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한편 현재 미국 등은 안보를 이유로 틱톡 규제에 나서고 있다. 중국 플랫폼인 틱톡이 사용자 정보를 자국에 넘기고 있다는 우려가 계속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몬태나주는 지난 5월 틱톡 금지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이 내년 1월 1일 정식으로 시행되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앱마켓은 몬태나주에서 틱톡 다운로드를 비활성화해야 한다. 다만 틱톡은 몬태나주를 상대로 무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