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무기한 연기·중단 우려'

하마스 인질 추가 석방에 협상 여론 커져
미국과 서방의 지상군 투입 연기 압박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인질 2명을 추가로 석방한 가운데 인질 교환협상이 진행되면서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지구 공격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이스라엘군 일각에서 지상군 투입 자체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서방국가들도 인질 교환 협상을 위해 지상군 투입 연기를 이스라엘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향후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논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접경지역 도시인 스데롯에서 탱크에 연료를 주입 중인 이스라엘군의 모습. 스데롯=AF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하마스와의 인질 교환 협상이 이어질 경우, 이스라엘 지도부가 지상군 작전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아예 중단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날 하마스가 이스라엘인 인질 2명을 추가로 석방하면서 지상군 작전 무기한 연기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앞서 하마스는 이날 인도적 고려에 따라 고령의 이스라엘 여성 2명을 추가 석방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미국인 인질 2명을 석방한데 이어 사흘만에 추가 인질 석방에 나선 것이다.

하마스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카타르와 이집트의 중재에 따라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석방된 이스라엘인들은 누릿 쿠퍼(79), 요체베드 리프시츠(85)로 모두 고령의 여성이다. 이들은 가자지구 인근 니르 오즈 키부츠 주민들로 알려졌다. 하마스 측은 "두 사람 모두 고령이라 건강상의 이유도 석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억류하고 있는 인질은 총 22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하마스가 인질 교환 협상을 통해 시간끌기에 나서면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은 계속해서 연기되고 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지적했다.

미국을 비롯해 서방 당국들도 이스라엘 정부에 지상군 투입 작전을 연기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 고위관료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진 않고 있지만 작전을 연기하라고 조언하고 있다"며 "이스라엘군의 하마스 파괴 목표는 여전히 전적으로 지지하지만, 인질석방과 인도주의적 지원, 공격에 대한 대비태세 강화를 위해 좀더 시간을 가질 것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탱크와 장갑차를 비롯, 예비군 36만여명을 가자지구와의 접경지역에 집결해 지상군 투입작전 개시를 기다리는 가운데 하마스와의 소규모 접전은 지속되고 있다.

전날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작전 중이던 이스라엘 병사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내에서 처음으로 양측 지상군이 무력충돌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은 계속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가자지구 분리장벽 서쪽에서 하마스의 공격으로 작전 중이던 병사 1명이 죽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국제2팀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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