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정기자
이번 주(10월16~20일) 증시는 금리와 전쟁 변수 속 바닥 다지기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실적시즌에 진입한 만큼 시장의 관심은 점차 금리에서 펀더멘털(기초체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코스피는 1.97%, 코스닥은 0.78% 각각 상승했다. 금리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 주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했지만 증시는 전쟁보다는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불편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인사의 연이은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 발언의 영향력이 더욱 컸다"면서 "현재 금리 수준이 충분히 제약적이며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없다고 공통적으로 주장하자 4.8%를 넘었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5%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쟁 이슈도 중동 전반으로 확산 가능성을 배제하는 분위기며 불확실성 회피 심리로 미 국채 매수세를 키운 것은 결과적으로 증시 바닥 다지기 가능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후에도 금리의 영향력이 나타났다. 미국 9월 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미국 10년물 금리가 다시 오르자 이틀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던 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금리 변동성은 계속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CPI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달 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무난하게 실적 장세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근 Fed 위원들 역시 언급했듯 시장금리 상승세가 긴축 효과를 불러온다는 관점에서 증시에는 긴축적인 환경이 완화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향후 우려할 부분은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의 확산 및 장기화가 비용 인플레이션 유발할지 여부, 임시예산안 기한인 11월 17일까지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립이 불거지며 금리가 재차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3분기 실적시즌에 돌입하면서 시장은 점차 펀더멘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원은 "지정학적 노이즈가 이어지는 가운데 3분기 실적시즌에 진입하면서 시선은 금리에서 펀더멘털로 이동할 것"이라며 "미국 금융주, 테슬라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이차전지와 전기차 밸류체인 주가에 영향력이 클 수 있으며 금융주 실적을 통해 금리 급등 영향에 따른 신용확장 위축과 자산가격 하락 여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부 Fed 위원들 사이에서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해 Fed의 추가 긴축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언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증시에 하방경직성을 만들어주는 요인"이라며 "투자자들은 금리 상승 압력 완화와 반도체 등 개별 기업 호재에 보다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2420~2540선으로 제시했다.
바닥에 대한 기대는 있지만 방향성을 찾기 위해서는 확인할 것들이 남아있다. 최 연구원은 "FOMC 블랙아웃(Fed 위원들의 대외 발언 금지) 전까지 Fed 인사의 발언이 시장을 움직일 수 있고 전쟁은 중동 지역으로 확전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미국 이란, 사우디아라비아가 확전에 대해 부정적인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지상전에 나선다면 전쟁 노이즈가 부각될 수 있어 이스라엘의 대응 양상과 이해관계국의 반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주목해야 할 이벤트로는 오는 17일 발표되는 미국 9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을 비롯해 18일에는 중국 9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3분기 국내총생산(CDP)이 발표되며 19일에는 미국 Fed 베이지북 공개, 한국 금융통화위원회정례회의, 미국 9월 컨퍼런스보드경기선행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9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둔화되지만 성장세는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지만 않는다면 증시에 우호적일 것"이라며 "더 중요한 것은 중국으로, 중국의 9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4.3% 성장으로 8월 4.5% 대비 소폭 둔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4.7% 성장 예상, 고정자산 투자는 3.2%로 8월과 동일한 수준에서 전망치(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는데 중국 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지나 회복국면에 진입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