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석기자
김영원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최고기록을 차지했다. 이번 사전투표는 관외 투표 없이 강서구에서만 진행됐음에도,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높은 사전투표 열기가 최종 투표율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후 6시 최종 집계된 사전투표율이 22.64%라고 밝혔다. 전체 선거인 50만603명 중 11만3313명이 참여한 것이다. 이런 투표율은 역대 사전투표율과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이전 재·보궐선거 중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뽑는 2021년 4·7 재·보궐선거였는데 당시 투표율은 20.54%였다. 지방선거 가운데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 6·1 지방선거 때 투표율도 20.62%였다.
강서구의 이전 선거 기록에서도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은 확인된다. 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이 지역 투표율인 21.45%였다. 또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20.43%에 그쳤다. 이번 투표율은 이전 사전투표율보다도 1~2%포인트가량 높은 셈이다. 특히 이번 사전투표는 앞서 두 번의 선거와 달리 강서구 권역 내에서만 치러 관외투표를 할 수 없는 선거였음에도 높을 투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이번 강서구청 보궐선거는 기초단체장 1명을 뽑는 선거지만, 내년 총선 수도권 민심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총력전을 벌였다.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간 희비가 크게 엇갈릴 예정이다. 강서구는 지난번 지방선거에서는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현 후보)가 김승현 민주당 당시 후보를 3.2%포인트 앞선 51.3%로 승리했다. 하지만 5~7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은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9.8%포인트~35.8%포인트 차이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최근 판세가 바뀌었지만, 민주당이 우세한 선거구인 셈이다. 실제 이 지역 국회의원 3명 모두 민주당 의원이다.
여당으로서는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하면 내년 총선에서 대선, 지방선거에 이어 수도권 탈환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체제가 보다 반석 위에 오르는 동시에, 야권이 내년 총선에서도 수도권 사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 이면에는 여야 지지층의 총결집 현상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 결과에 따라 패한 쪽은 극심한 내홍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당의 경우 지도부는 물론 김 후보자를 사면해 보궐선거 입후보의 길을 연 윤석열 대통령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 야당의 경우 구속영장 기각 후 안정세를 보였던 이 대표 체제가 흔들릴 수 있게 된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최종 투표율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강서구의 최종 투표율은 51.7%, 지난해 지방선거 최종 투표율은 56.4%다. 휴일이 아닌 상태에서 치러지는 보궐선거 특성상 최종투표율은 지방선거에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50%대에 육박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이, 투표율이 저조하면 여당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전투표가 20%대에 이른다면 그건 야당이 유리하고 투표율이 낮다면 그건 여당에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망을 하면서 홍 시장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지는 진영은 메가톤급 충격이 있을 것"이라며 "단순한 보궐선거가 아니라 내년 수도권 총선기상도를 미리 보는 중요한 일전"이라고 의미부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