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00만원 벌어도 못 갚겠다'…'영끌족'의 말로

채무 조정 신청 중산층↑ 저소득층↓
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영끌' 후폭풍

올해 빚을 제때 갚지 못해 '개인 채무 조정'을 신청한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월 소득 300만원 이상을 버는 중산층 신청자도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며 중산층의 이자 부담이 늘자 가계 부채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7월 개인 채무 조정 신청자 중 월 소득이 300만원을 넘는 사람은 1만1600명으로 지난해 1만14350명을 넘어섰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며 중산층의 이자 부담이 늘자, 가계 부채로 나라 경제가 위태로워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 의식이 강해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개인 채무 조정이란 신용회복위원회가 빚이 너무 많아 정상적으로 상환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환기간 연장, 분할상환, 이자율 조정, 상환유예, 채무감면 등의 방법으로 상환조건을 변경해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개인 채무 조정 신청자 중 월 소득 300만원 초과자는 전체 중 10.8%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2.5% 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2020년 4.5%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비중이 증가했다.

반면 저소득층의 개인 채무 조정 신청은 줄어들었다. 월 소득 100만원 이하인 사람의 개인 채무 조정 신청은 2020년 4만2100명에서 2021년 4만100명, 2022년 3만800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는 1만7700명이 신청했다.

중산층의 개인 채무 조정 신청 증가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영끌' 투자 후폭풍으로 해석된다. 지난 2020~2021년 기준금리가 0%대로 내려갔던 시기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거나 투자에 나섰던 중산층의 이자 부담이 최근 급격히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낮추지 않고 있어 고금리 시기가 한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가계 부채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슈1팀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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