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신화' 尹정부 때린 文…발언수위 높아진 이유는

측근 윤건영이 본 文 작심 메시지
"尹에 국정운영 제대로 하라는 충고하신 듯"
"정치 원로로서 두고 보기 힘든 작금의 상황"

퇴임 후 첫 공식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전반을 강하게 직격했다. 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 전 대통령께서 작심 메시지를 냈다"고 분석한다.

문 전 대통령은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현 정부의 경제와 안보 정책을 두루 비판했다. 여권에서 나오는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주장에 "남북 간의 군사 충돌을 막는 최후의 안전핀을 제거하는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고 전면 반박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윤석열 정부가 오로지 아집과 독선으로 소위 국정 운영의 이어달리기를 거부하다 보니까 남북관계도 파탄이 나고 경제도 어려워졌고 예컨대 국민소득 같은 경우에는 2021년보다 2022년이 훨씬 더 낮아졌다"며 "직전 대통령으로서 5년간의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가 이념이나 진영이 아니라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하라는 그런 충고를 하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한 메시지가 담긴 연설문도 문 전 대통령이 작성했다. 윤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실무진 초안을 보고 일부를 추가하신 게 아니라 대통령께서 사실상 새로 쓰신 것"이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대통령께서 직접 연설문을 작성하신 거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윤 의원은 이날 문 전 대통령 연설 중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안보는 보수 정부가 잘한다', '경제는 보수 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됐다"는 발언이다. 윤 의원은 "흔히들 많은 국민들께서 보수 정부가 안보는 잘할 거라는 생각을 하시고 경제도 잘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조작된 신화라는 것"이라며 "이제는 그걸 깨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국정운영은 이어달리기와 같다"는 발언이다. 문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역대 정권의 남북 관계 개선 노력을 '이어달리기'라고 표현하며 "이어달리기로 남북관계가 상대적으로 평화로웠던 시기의 경제 성적이 그렇지 않았던 시기보다 항상 좋았다. 지금 우리가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GDP(국내총생산)가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한 시기는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이 부분은 재임 기간에도 굉장히 많이 하셨던 말씀이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이어달리기를 하는 게 아니라 400m 계주를 하는데 바통을 저 멀리 던져버리고 내팽개치고 혼자 독선과 아집으로 막 몰아가고 있는 그런 느낌"이라며 "아무리 정권이 바뀌더라도 국정운영 이어달리기가 되지 않으면 그로 인한 손해는 온전히 국민 몫이다. 그런 안타까움을 피력하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낙향하며 '잊히고 싶다'고 했지만, 최근 정치 이슈에 자주 등장하며 전직 대통령의 정치 현안 발언이 잦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윤 의원은 잊히고 싶은 문 전 대통령을 불러내는 것은 현 정부와 여당이며, 작금의 상황이 국가 원로로서 가만히 보고 있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잊히고 싶고 가만히 계시는 분을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여의도 정치로 불러낸다"며 "문재인 정부의 모든 걸 지우고 정책실장 4명 조사하겠다 하고 비서실장 구속하려 하고, 안보실장 구속하고 장·차관 수십명을 조사하고 영장을 쳤고 이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작금의 상황이 국가 원로로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그냥 가만히 계시는 게 맞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며 "문 전 대통령께서는 남북관계를 둘러싸서 한반도의 평화에 위기가 오는데 원로로서 조용히 계시는 게 맞나라는 판단을 하시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슈1팀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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