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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슈퍼사이클' 올라탔는데 일 할 사람이 없다…K조선 '모래성 호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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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은 정했지만…내국인 확대 해법은 안갯속
충분한 보상 없인 청년 유입 난망
정부 인센티브 요구 커져

수주 잔고는 쌓이고 흑자 전환 소식도 이어지지만 조선소 현장은 여전히 인력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노동 강도에 비해 낮게 인식되는 임금 구조 탓에 국내 청년층이 등을 돌리면서 그 공백을 외국인 노동자가 메우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상당수가 장기근속 없이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숙련 인력이 축적되지 못하고, 지역경제에도 소비 효과가 충분히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역대급 '슈퍼사이클' 올라탔는데 일 할 사람이 없다…K조선 '모래성 호황' 우려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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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요 조선사들은 이 같은 구조가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고용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외국인 근로자 비중을 단계적으로 조정하고 내국인 채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이유다. 조선업이 슈퍼사이클(글로벌 발주 확대에 따른 호황기)에 진입한 만큼 일정 수준의 인건비 부담을 감내하더라도 직영 인력을 늘려 기술 전승과 조직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1월 말 기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를 합친 전체 인력은 약 5만7000명이다. 이 가운데 직영 인력은 2만3000명가량이며, 직영 외국인 근로자는 약 1700명 수준으로 10% 안팎이다. 협력사를 포함하면 외국인 비중은 20%에 육박한다. 2021년 수천 명에 불과하던 외국인 근로자가 최근 몇 년 사이 네 배 이상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구조 변화 속도는 상당히 가파르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중공업은 직영 1만여명 중 외국인이 약 1397명 수준이며,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외국인 비중은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오션도 직영 1만명, 협력사 2만명 규모 인력 중 협력사 외국인 비중이 25% 수준이다. 주요 조선 3사 모두 외국인 의존도를 낮추고 내국인 유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셈이다.


이 같은 구조가 형성된 배경에는 만성적인 구인난이 있다. 선각·용접 등 현장직은 업무 강도가 높고 야외 작업이 많다. 과거 업황 침체기에는 연장근무 감소와 단가 하락으로 소득이 줄었고, 이 경험이 젊은 층의 기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조선업이 최근 흑자 기조로 돌아섰지만 '힘든 산업'이라는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결국 인력 공백은 E-7, E-9 비자를 통해 유입된 외국인 근로자가 채웠다. 그러나 통상 5년 이상은 근무해야 고난도 용접 등 숙련 단계에 진입할 수 있는데, 4~5년 이상 장기근속 사례는 드물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타 업종으로 이동하면서 기술 축적이 단절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다만 당장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점은 고민이다. 외국인 비중을 낮추고 내국인 채용을 늘리겠다는 방향성은 세웠지만, 이제 막 장기 침체에서 벗어난 터라 대규모 인건비 인상이나 투자를 단행하기엔 부담이 크다. 결국 관건은 충분한 보상과 근로 여건 개선이지만, 이를 현실화할 구체적 방안을 찾지 못한 채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호황기에는 대학생 아르바이트까지 몰렸지만, 침체기 동안 임금 체계와 근로시간이 흔들리며 매력이 떨어졌다"며 "실적 개선이 장기간 이어지고 처우가 안정되면 유입이 다시 늘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숙련공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려면 교육비 지원이나 협력사 인센티브 등 제도적 장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인력 구조는 기업 내부 문제를 넘어 지역경제와도 맞물린다. 울산과 거제 등 조선소 밀집 지역의 상가 공실률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돈다. 과거 내국인 근로자가 중심이던 시절에는 임금 상당 부분이 지역 상권으로 흘러들어갔지만, 현재는 외국인 근로자의 소득 상당액이 해외로 송금되면서 지역 내 소비 파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외국인 노동자 확대가 내국인 일자리를 잠식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조선업계도 방향성 재정립에 나섰다. 그러나 임금 인상만으로 청년층을 끌어오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도 강하다. 건설업 등 타 산업과 비교해 체감 보상이 낮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일부 조선사는 단순 반복 공정을 중심으로 로봇 도입과 자동화를 확대하고 있다. 인력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슈퍼사이클 이후 또다시 인력난이 반복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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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선업 인력 문제는 세 갈래 과제를 안고 있다. 청년층이 선택할 수 있는 임금·근로환경 개선, 숙련공을 장기적으로 육성할 제도 설계, 그리고 지역경제와 연계된 고용 구조 재편이다. 방향은 잡혔지만 실행을 뒷받침할 재원과 정책 지원 없이는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고민이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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