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영기자
일본 대형 연예기획사 '쟈니즈 사무소(쟈니즈)' 설립자 고(故) 쟈니 기타가와가 과거 소속 연예인들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나면서, 광고주들은 쟈니즈 소속 연예인 광고 계약 연장을 취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12일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맥도날드가 이날 쟈니 기타가와 성폭력 문제로 소속 탤런트를 채용한 광고와 관련, 계약 기간이 만료된 후 재계약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맥도날드는 한국에서도 영화배우 등으로 유명세를 알린 기무라 타쿠야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맥도날드 측은 "어떤 인권 침해도 허용할 수 없다"며 쟈니즈 소속 배우 불매 배경에 대해 밝혔다.
종합감기약 '루루 어택 시리즈'를 광고하는 다이이치산교는 일본 아이돌 아라시의 멤버 마츠모토 준을 광고 모델로 쓰고 있다. 다이이치산교는 "사무소가 피해자 구제책이나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현시점의 계약은 기간만료로 종료될 것"이라며 "새로운 계약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협력 강화나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포함한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업계를 중심으로 쟈니즈 소속 연예인 불매는 계속 이어지는 추세다. 지난 8일에는 아사히그룹홀딩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그룹 광고 모델에 쟈니즈 소속 탤런트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아사히 그룹은 아사히 맥주 광고에 아라시의 니노미야 카즈나리, 배우 이쿠타 토마 등과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무알코올 맥주 광고를 진행했던 산토리 홀딩스, 닛산 자동차, 일본생명보험, 기린 홀딩스 등도 앞으로 쟈니즈 소속 연예인과의 광고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30일 쟈니즈 성 착취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구성한 외부 전문가 조사단은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성 착취가 반복됐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성폭력 피해를 호소한 쟈니즈의 과거 연습생과 연예인, 관계자 등 41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조사단에 따르면 자니 기타가와는 1950년대 이후부터 사망 직전인 2010년대 중반까지 성폭력을 가했고, 피해자는 적어도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자니 기타가와인 누나 메리 기타가와의 딸로 후임 사장을 맡고 있던 후지시마 줄리 게이코 사장은 지난 7일 "친족 경영의 폐해를 인정한다"며 보상을 위해 사장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유엔 인권이사회의 실무그룹에서 쟈니스 사무소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관련 보고서를 내년 6월 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