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학대 논란' 김해 부경동물원 결국 문 닫는다

"상황 어렵다"…12일부터 운영 중단
'갈비뼈 사자'로 김해시에 민원도

동물 학대와 부실 운영 등 논란으로 시민들로부터 폐쇄 요구를 받아온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이 결국 문을 닫는다.

11일 김해시는 부경동물원이 12일부터 운영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부경동물원은 경남 유일의 민간 동물원이다. 폐원에 앞서 부경동물원 대표는 동물원 상황이 어려워진 데다 시민 인식까지 나빠져 동물원을 공개하는 것을 12일부터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김해시에 전달했다.

부경동물원에 있는 '갈비뼈 사자' 바람이의 딸. 생후 4년된 암사자다. [사진 출처=김해시청 누리집 자유게시판 캡처]

김해시 주촌면에 있는 부경동물원은 10년 전인 2013년 문을 열었다. 개장 당시 김해시와 인근 창원시 등 가족 단위의 입장객들이 몰려들며 큰 인기를 누렸으나, 세월이 흘러 시설이 노후한 데 이어 코로나19로 손님이 급감하면서 운영이 어려워졌다. 이 동물원의 개장 시기는 동물원·수족관 허가와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동물원 및 수족관에 관한 법률'의 제정 이전이었다. 그러나 점점 동물 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부경동물원의 좁은 면적, 콘크리트 바닥, 감옥형 전시시설 등은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논란이 점화된 것은 '갈비뼈 사자','갈비 사자'로 불린 19살 수사자 때문이었다. 지난 6월 초 김해시청 홈페이지 '김해시장에 바란다'에는 부경동물원 동물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비난과 민원이 빗발쳤다. 당시 민원인들은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로 마른 사자의 사진을 올리며 동물원 폐쇄 요구까지 했다. 이에 부경동물원 측은 코로나19로 최근까지 방문객이 급감해 동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지만, 굶긴 적은 없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서 지낼 당시 바람이(19)의 모습. [사진 출처=김해시청·연합뉴스]

이후 이 사자는 지난 7월 청주시가 운영하는 시립동물원인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져 '바람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이후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고 흙을 밟으면서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다. 하지만 부경동물원은 바람이의 이사 후, 실외 사육장에서 기르던 바람이의 딸인 4살 암사자를 빈 실내 우리에 넣으면서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지난달 5일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서 늙은 사자 '바람이'를 청주동물원으로 이송하고자 케이지에 넣어 옮기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현재 이 동물원은 실내외에서 사자, 흑표범, 호랑이, 원숭이 등 30여종 100여마리의 동물을 사육하고 있다.

이슈2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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