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희기자
올해 2분기 제일기획은 디지털 중심 인력을 확대하며 새로운 해외 고객을 유치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전통적 광고주였던 유럽 시장에서 벗어나 북미·중국 등 비계열 업체 등으로 고객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으나, 투자 확대로 판관비 등이 늘며 영업이익은 소폭 줄었다.
27일 제일기획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은 84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7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714억원으로 전년 동기(9764억원) 대비 0.51%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652억원으로 전년 동기(613억원) 대비 6.37% 올랐다.
제일기획 [사진제공=제일기획]
업계에서는 제일기획이 '이 보 전진을 위한 일 보 후퇴'를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일기획은 올해 들어 닷컴, e커머스 등 해외 디지털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신규 고객 확대에 집중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제일기획의 매출 총이익 가운데 디지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4%로, 2015년(28%)과 비교해 51.8% 늘었다. 반면 TV·라디오·신문 등의 전통 플랫폼을 통한 ATL(Above The Line)은 2015년 30%에서 올해 상반기 16%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대기업 광고주의 경우, TV·라디오 등 전통 매체 광고를 선호하는 경향이 여전히 크지만, 특정 연령과 성별을 타깃으로 전략적으로 인지도를 넓혀야 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디지털 플랫폼을 선호하는 경향이 훨씬 크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유의미한 결과에도 디지털 중심 인력 투자로 판관비 등이 증가하며 영업이익을 방어하는 데는 실패했다. 제일기획의 2분기 인건비는 2449억원으로 전년 동기(2182억원) 대비 12% 늘었다. 지난해 6월 말부터 국내외 인력을 디지털 중심으로 대폭 늘린 탓이다.
올 하반기에도 제일기획은 디지털 서비스 영역을 확대함과 동시에 신규 광고주 개발에 집중하는 경영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다만 내실 경영을 위해 판관비를 효율화하고 조직 재정비 등 리스크 관리에 힘쓴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제일기획은 해외 신규 고객 발굴을 위해 디지털 사업에 아낌없이 투자했고, 그 결과 북미·중국을 중심으로 헬스케어, 레저 등 신성장 업체와 손잡았다"며 "글로벌 경기 악화 등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선방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