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정기자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2년 7개월 만에 처음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소비자물가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2% 하락했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0년 11월(-0.3%) 이후 처음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6월 10% 상승률을 기록한 뒤 12개월 연속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생산자물가는 올해 1월 5.1%, 2월 4.8%, 3월 3.3%, 4월 1.6%를 기록하다 5월에는 0.5%로 0%대까지 둔화했고, 6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6월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공산품의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0.2%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생산자물가의 전월 대비 변동률 역시 지난달 0.2% 떨어져 석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 4월(-0.1%), 5월(-0.4%), 6월(-0.2%) 등으로 마이너스 흐름을 지속했다.
최근 생산자물가 흐름을 보면 농림수산품은 농산물(-1.4%)과 축산물(-0.9%), 수산물(-0.2%)이 모두 내려 전월 대비 1.3% 하락했다.
공산품 역시 석탄 및 석유제품(-3.7%), 화학제품(-1.3%), 제1차 금속제품(-0.7%) 등이 내리면서 전월 대비 0.6% 하락했다.
반면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전력(2.8%), 도시가스(1.0%) 등이 올라 전월보다 1.8% 상승했다. 서비스 부문은 금융 및 보험서비스(0.6%),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1%) 등이 올라 전월보다 0.1% 상승했다.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지수인 국내 공급물가는 전월보다 1.3% 낮아졌다. 원재료(-7.5%), 중간재(-1.0%), , 최종재 (-0.3%) 모두 하락했기 때문이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6월 총산출물가지수도 5월보다 0.8% 하락했다. 서비스(0.1%) 등이 올랐으나 공산품(-1.5%)과 농림수산품(-1.3%)이 내린 여파다.
서 팀장은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력, 가스 등이 올랐으나 석유제품, 화학제품, 1차금속제품 등 공산품이 내리면서 3개월 연속 하락했다"며 "향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생산자물가 전망에 대해선 "최근 유가가 반등한 모습이고, 집중호우로 농산물 가격도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가, 공공요금 추가 인상 여부 등에 따라 생산자물가지수가 등락할 수 있어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