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되려면 대치동 또는 '헝가리'…해외의대 졸업자 늘어

최근 23년간 국내 의사고시 합격률 보니
외국의대, 의사자격 취득 우회 통로 인기
헝가리119명·필리핀106명·우즈벡38명

헝가리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국내에서 의사국가고시에 응시해 의료인 자격을 취득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2000년대 초반엔 필리핀 의대 졸업자가 가장 많았지만, 최근에 헝가리 의대 졸업자가 크게 늘어났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인정하는 해외 의대를 졸업하고 예비시험 등을 통과하면 국내 의대 졸업생과 똑같이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자격을 준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받은 ‘외국 의과대학 졸업자 국내 의사국가고시 응시 및 합격 현황 자료’를 보면, 2001년부터 2023년까지 23년간 해외 의대 출신 국가별 의사국가고시 응시자는 총 409명이었다.

이 중 247명이 합격해 전체 합격률은 60.4%를 기록했다.

이 기간 응시자를 국가별로 보면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 106명, 우즈베키스탄 38명, 영국 23명, 독일 22명, 호주 18명, 미국 15명, 파라과이 12명, 러시아 11명, 일본 6명, 우크라이나 5명 등이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는 필리핀 의대 졸업자(105명)가 가장 많았고, 2016년부터 2023년까지는 헝가리 의대에서 공부한 응시자(118명)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는 점이다. 의료인을 지망하는 한국인이 선호하는 외국 의대가 필리핀에서 헝가리로 바뀌었다는 것을 뜻한다.

헝가리 의대 인기 이유, 국내 의사면허 취득 가능성 높아

지난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인기 외국 의대가 바뀐 배경의 하나로는 국내 국가고시 합격률이 꼽힌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한 외국 의대 졸업생은 국내 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할 수 있다. 이들은 국가고시와는 별개의 예비시험을 통과한 후 국내 의대생들과 함께 응시하는 본고사를 치를 수 있다.

실제로 2001∼2023년 23년간 외국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고시 합격률을 보면 필리핀은 17.92%(19명)에 그친 데 반해 헝가리는 82.35%(98명)에 달했다.

이처럼 헝가리 의대 출신의 국내 의사면허 취득 가능성이 높다 보니, 2015년 1명에 불과했던 헝가리 의대 출신 응시자는 2016년 8명, 2017년 7명 등에 이어 2018년 17명, 2019년 13명, 2020년 16명, 2021년 20명, 2022년 19명, 2023년 18명 등 두 자릿수로 껑충 뛰었다.

반면 필리핀 출신 응시자는 2001년 34명에서 2002년 29명, 2003년 17명, 2004년 15명, 2005년 10명 등으로 줄어들다가 2009년 1명을 끝으로 이후 완전히 사라졌다.

여기에는 필리핀의 학위 인정 대학이 대폭 줄고 현지에서 외국인에게 의사 면허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영향을 미친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국 의대 유학은 꾸준히 ‘개척’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헝가리 등의 의대 진학이 10여 년 전부터 관심을 모았고 최근엔 전문 용어로 한자를 쓰는 일본 의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중 우즈베키스탄은 의대의 유급·제적이 거의 없고 외국인이 시험을 볼 때 현지 통역을 붙여주는 등의 한국 유학생 혜택이 장점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서 의대 진학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이 실시한 초·중학생 학부모 설문조사에서 88.2%가 이과를 선호하고 전공 선호도 1위는 의학 계열이었다.

이슈2팀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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