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금리도…다시 불붙은 車금융 경쟁

카드사도 재참전…삼성·우리 5%대 초반 내걸어
일부 차종 한정 초저금리 제공하기도

지난해 말부터 한파가 불었던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다시 치열한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금리가 5%대까지 내려온 가운데 일부 차종에 한해서는 0%대 금리까지 등장할 정도다.

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롯데 등 주요 6개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금리 하단은 5.2~6.9%(현대 디 올 뉴 그랜저, 현금구매비율 30%, 대출 기간 36개월 기준)다. 지난해 말 기준 하단이 7.3%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2%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이달 새 금리를 공시한 우리카드와 삼성카드의 경우 하단이 5.2%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전속 금융사로서 채권 시장 금리가 얼어붙었을 때에도 안정적으로 5% 중반대 금리를 제공했던 현대캐피탈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시장금리가 얼어붙고 부품 공급 이슈로 신차 출고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 다소 미온적이었던 카드사들이 다시금 공격적인 금리 정책을 내걸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맞서 캐피탈사들도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카드사, 캐피탈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원인 여신금융전문채(AA+, 3년물이 3%대로 내려오며 안정됐던 지난 3월에도 자동차 할부 금리를 10% 밑으로 내리지 않았던 BNK캐피탈도 최근 들어 금리 하단을 8.6%로 조정했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다소 안정되던 상황에서도 일부 업체들이 두 자릿수 금리를 고수한 것은 사실상 자동차 금융을 당분간 취급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는데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업체들은 특정 조건에 따라 0%대 초저금리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가맹점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카드사 대비 자동차금융에서 원가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 개별 상품 특화 금리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의 전속금융사인 현대캐피탈이 특히 적극적이다. 현대 '캐스퍼' 차량의 경우 현대자동차 전용카드나 현대카드M 계열 카드로 차량가격의 1% 이상만 선수금으로 결제하면 최저 0.9%(36개월 할부 기준)까지 제공할 정도다. 올해 5월 이전 생산된 넥쏘, 싼타페, 팰리세이드, 아이오닉5, 아이오닉6 등 현대차 SUV 차종에도 3.5%(36개월 할부 기준)를 내걸었다. BMW의 전속금융사인 BMW파이낸셜서비스의 경우 일부 모델 대상 무이자 할부까지 지원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코리아도 친환경 전기차 벤츠 EQE 350+ 차종을 대상으로 0.01%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까지 3% 후반대까지 내려갔던 여전채 금리가 지난달 말부터 다시 4%대로 올라섰지만 당분간은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4%대 여전채 금리가 실제 대출 상품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는 데다 각종 신차 출시 일정에 대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연이은 신차 출시도 있고 여전채 금리도 연초대비 내려왔기 때문에 금리를 낮추며 경쟁에 조금씩 불이 붙는 모습"이라며 "시장 금리가 소폭 반등했지만 그렇다고 지금 시장 분위기를 놓칠 수는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했다.

30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3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브리핑'에서 현대자동차 '소나타 디 엣지'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경제금융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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