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학생위' 계파갈등 불씨?…민형배 '편 가르기 프레임 거두라'

일부 청년당원 "양소영 책임지고 사퇴해야"
계파 갈등 우려에 당내 논쟁도 격화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 등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내 청년들 사이에도 갈등이 일고 있다. 김 의원을 비판한 당내 청년 정치인을 향한 강성 지지층의 비판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를 두고 민주당 내 계파 싸움이 청년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라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 청년·대학생 권리당원 512인은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양 위원장이 지난달 12일 17개 시·도당 대학생위 명의로 김 의원의 코인 논란을 비판하며 당 혁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들은 양 위원장의 기자회견이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직 김 의원에 대한 조사가 끝나지 않았고 청년 당원들의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양 위원장이 대학생 당원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것처럼 그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전국대학생위는 '윤석열 정권의 독선과 무능에 맞선 양심의 투쟁을 다하라'는 당원과 국민의 요구에 무관심했다"며 "오히려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사안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는 등 '동지를 팔아 자신을 키우는' 정치 형태로 당원과 국민에게 실망과 불신을 키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과 청년·대학생 권리당원들이 3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쇄신을 요구하는 대학생·청년 권리당원 512인 공동성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이번 기자회견을 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청년 당원들에게까지 번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날 기자회견 개최를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도운 것과 관련해 친명(친이재명)계인 민 의원이 비명(비이재명)계 청년 정치인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양 위원장 등 김 의원의 도덕성을 지적하며 당 쇄신을 촉구한 청년 정치인들은 강성지지층의 과도한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해왔다.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내부총질이라든지 특정 정치적 계보의 사주를 받고 저희가 기자회견을 했다는 둥 황당한 이야기들이 많았다"며 "모르는 분들이 저희를 카카오톡 (대화)방에 초대해 욕설, 해명 요구, 강한 압박 메시지를 하고 있다. 비하하거나 비꼬는 공격 혹은 법적 조치를 해야 하나 싶은 성희롱적 발언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비명계 의원들이 강성 지지층에게 양 위원장 등 청년 정치인 공격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자고 지난 25일 의원총회에서 제안했지만, 친명계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다만 민 의원은 이번 기자회견을 계파 갈등으로 해석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민 의원은 "기성 정치인들이 청년 정치인들을 편 가르기 한다는 프레임을 제발 거둬달라. 그렇게 접근하는 시각이 문제"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기에 무슨 '편 가르기' 프레임을 씌우냐"며 "마치 제가 친명계를 대신해 계파 간 갈등을 주동하는 인물인 듯 몰아가는데, 그럴 만한 위치도 아니고 생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슈1팀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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