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민기자
교체설에 휩싸였던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다음 달부터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굵직한 외교 일정이 예정된 가운데 김일범 의전비서관과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연쇄적으로 교체된 데 이어 '외교·안보 컨트롤타워'까지 물러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일정과 의제 조율 과정에서 실책설이 불거진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저는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사의를 밝혔다.
김 실장은 "1년 전 대통령님으로부터 보직을 제안받았을 때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일관계를 개선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이제 그러한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됐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향후 예정된 대통령님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서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앞으로 대학에 복귀한 이후에도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2차관,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지낸 김 실장은 윤 대통령과는 대광초 동창으로,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과외교사'로 불린 인물이다.
그러나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과 관련한 일정 및 의제 조율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미국 측의 공문이나 요청을 누락했고, 외국 정상들의 친전 등이 실시간으로 보고되지 않는 등 실책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김 실장과 관련해선 방미 일정 이외에도 북한 무인기 대응 등 주요 외교·안보 현안 대응과 관련해 윤 대통령의 뜻과 맞지 않았던 게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중요 외교 현안을 앞두고 김 실장 교체설이 도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는 취지로 대응해왔으나 지난 16일 한일 정상회담 직전 김일범 의전비서관이 자진 사퇴하고, 이 비서관까지 교체된 데 이어 김 실장도 사의를 밝히면서 외교·안보 라인 개편이 현실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