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적 결단? 일본은 '때렸더니 말 잘듣는다' 인식'

강창일 전 주일대사 CBS라디오 인터뷰
"한국은 일본 잘 몰라…점점 더 우경화"

강창일 전 주일대사는 일본이 강제징용 강제성을 희석하고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화답은커녕 우리 뒤통수를 친 꼴"이라고 평가했다.

강 전 대사는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제 3자 변제 형식의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는 일본에 대해서 제대로 몰라서 잘못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사회는 점점 더 우경화되고 있다. 그리고 (일본 여당인) 자민당도 그 세력들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라며 "우리가 통 크게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고 했을 때, 이 사람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때렸더니 말 잘 듣는다' 이런 식으로 인식을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28일 교과서 검정심의회를 열어 2024년도부터 초등학교에서 쓰일 교과서 149종이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중 일부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병에 관한 기술이 강제성을 희석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사진은 현행 '병사가 된 조선의 젊은이들'로 돼 있는 자료사진 설명을 '지원해서 병사가 된 조선의 젊은이들'로 바꾼 도쿄서적 6학년 사회 교과서. 위쪽이 현행 교과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어 "(일본 입장에서) '심하게 욕했더니 말 잘 듣더라'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그런 것(성향)을 면밀히 파악해서 대책을 냈어야 했는데 (일본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강 전 대사는 다만 "통 큰 양보만 계속하는 정부이니까 (왜곡 교과서에 대해서도) 아무 문제 안 삼을 줄 알았는데 어저께 초치한 건 잘했다"고 평가했다. 외교부는 전날 왜곡 교과서와 관련해 구마가이 나오키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강 전 대사는 이어 "이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 일회성으로 끝나버리면 계속 (관계가) 악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가다듬고 새로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역사 왜곡을 막는 '근린제국조항' 부활을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슈1팀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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