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읽다]'여성도 입을 수 있다'…달 착륙용 첨단 우주복 첫 공개

NASA-액시엄 스페이스사, 시제품 발표
2025년 이후 아르테미스 3호 미션때 사용
인류 최초 여성 우주인 착용 예정

"이것이 50여년 만에 달에 착륙하는 인류가 입을 우주복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5일(현지 시각) 아르테미스 3호 미션에 사용될 신형 우주복의 프로토타입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1970년대 아폴로 프로그램에 이어 2025년 이후 실시될 인류의 두 번째 달 착륙 탐사에 활용된다. 특히 인류 사상 첫 여성 우주인의 달 착륙을 위해 성별 불문 누구나 입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진상 이 우주복은 현재 암회색으로 칠해져 있지만 실제 임무에 투입됐을 때는 하얀색으로 도색될 예정이다. 빛을 반사해 내부 온도를 유지하고 쉽게 눈에 띄도록 해 우주인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1969~1972년 6차례의 아폴로 프로그램 달 유인 탐사 때 사용했던 것보다 훨씬 더 향상된 유연성과 보호 기능, 과학 임무 수행을 위한 특수 도구를 장착했다. 아폴로 프로그램 당시 우주인들이 입었던 우주복은 너무 무겁고 뻑뻑해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고 툭하면 넘어지는 등 악명이 높았었다.

아르테미스 3호 미션에 사용될 첨단 우주복. 사진출처=NASA 유튜브 캡처

미국 민간 우주 업체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가 개발한 이 우주복은 아르테미스 3호에 탑승한 우주인 중 2명의 착륙대원들이 표면에 내려가 달 남극 근처를 탐사할 때 입을 예정이다. NASA는 지난해 9월 2억2850만달러의 계약을 맺고 이 회사를 개발 업체로 선정한 바 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날 "이번에 개발된 차세대 우주복은 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입을 수 있도록 설계됐을 뿐만 아니라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과학 실험과 탐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액시엄 스페이스 사는 우주복과 함께 AxEMU(Axiom Extravehicular Mobility Unit)로 불리는 별도의 문 워킹(Moon walking)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NASA는 그동안 개발됐던 다용도 우주복 기술을 기반으로 한 xEMU 기술을 전수했다. 액시엄 스페이스 사는 여기에 더해 일부 기술을 발전시키는 한편 트레이닝, 편의성ㆍ기동성에 대한 우주조종사의 피드백, 다른 NASA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추가했다.

NASA는 "AxEMU는 더 많은 달의 지형을 탐사할 수 있도록 풍부한 동작 범위와 유연함을 제공한다"면서 "미국 남성ㆍ여성 인구 중 최소한 90%가 입는 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넓은 범위의 우주 조종사들이 입을 수 있게 디자인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액시엄 스페이스 사는 생명유지시스템과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여압 장치(pressure garment), 항공전자공학시스템 등을 현대적 기술로 개선해 우주복에 적용하는 등 추가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다.

우주복에는 선외 활동(extravehicular activity·EVA)용 우주복과 선내 활동(intravehicular activity·IVA)용 우주복으로 구분된다. 이번에 발표된 신형 우주복은 EVA 우주복이다.

NASA는 아르테미스 3호 임무에 사상 최초로 여성과 유색 인종을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달에 착륙할 2명의 우주인 중 1명은 여성이 될 전망이다. 인류 최초 여성의 달 착륙이 성사된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달의 여신'으로, 1970년대 달 착륙 프로그램인 아폴로(태양의 신)의 여동생이다.

한편 NASA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3호 미션시 우주인들이 입을 EVA용 우주복과 착륙선은 달 궤도에 버려질 예정이다. 우주인들은 착륙선을 이용해 달 궤도에 오른 후 EVA용 우주복을 벗고 IVA용 우주복으로 갈아 입고 오리온 우주선에 탑승해 지구로 돌아올 계획이기 때문이다

산업IT부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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