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믿음기자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고은 시인의 성추문을 폭로했던 최영미 시인이 소셜네트워크 관계망 서비스(SNS)에 “위선을 실천하는 문학”이란 짧은 글을 올렸다. 성추문 가해자로 지목된 고은 시인이 최근 5년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한 데 대한 심경으로 해석된다.
최 시인은 앞서 고은 시인이 실천문학사를 통해 시집 '무의 노래'와 캐나다 시인과의 대담을 엮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출간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허망하다. 지금 내 심정이"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최영미 시인은 2017년 말 한 계간지에 발표한 ‘괴물’이라는 시를 통해 문단계 성추문 현실을 고발했다. 시에는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중략)/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등의 내용이 담겼다. 최 시인은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고은 시인이 1992~1994년 술집에서 바지 지퍼를 열고 다른 여성에게 신체 특정 부위를 만져 달라고 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고은 시인은 허위 사실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최영미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에서 패소한 뒤 상고를 포기했다.
출판계에 따르면 고은 시인은 지난해 가을 시집을 출간하려 했으나, 접촉한 출판사가 난색을 표하자 실천문학사에서 출간한 것으로 알려진다. 고은 시인은 실천문학 겨울호 ‘김성동 작가 추모 특집’에도 시를 썼는데, 이를 두고서는 편집주간인 구효서 소설가에게 알리지 않아 내부 갈등도 빚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온라인 문학전문지 뉴스페이퍼가 지난 7~8일 문인 172명과 독자 18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고은 문단 복귀 적절성 설문조사' 결과에서 1973명(99.2%)이 복귀 반대 의사를 표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