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장남' 최성환…홀로서기의 꿈

사장 승진 후 지분 전환 나서나
㈜SK 팔고 SK네트웍스 매입해
최태원 회장, 그늘서 벗어날까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이 홀로서기를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아버지인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 승계를 가로막는 경쟁자는 없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강력한 영향력 때문이다.

최 사장은 지난 3일 ㈜SK의 주식 1만6000주를 팔았다. 당일 종가 기준으로 30억원어치로 장내 매도했다. 자신의 보유주식은 24만4956주에서 22만8971주로 줄었고, 지분율은 0.31%로 떨어졌다. 이번 지분 매각은 최 사장의 승진 한달여 만에 이뤄진 것으로, 재계에서는 홀로서기를 위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최 사장은 ㈜SK 주식을 SK네트웍스 주식으로 바꾸고 있다. 2018년 최태원 회장의 증여로 ㈜SK의 지분 0.7%를 받은 이후 이듬해 0.74%까지 늘렸다가, 2021년부터 지금까지 절반 가까이 팔아치웠다.

반면 SK네트웍스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21년 12월 말 1.89%(468만6836주)이던 최 사장의 SK네트웍스 지분은 지난해 10월 말 2.63%(653만6659주)까지 증가했다. 개인 최대 주주로, 2021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아버지(0.84%)보다 3배가량 많다. 최 전 회장은 SK그룹 창립자인 최종건 선경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이다.

하지만 최 사장이 홀로서기는 아직도 요원하다.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는 ㈜SK로, 무려 지분 39.14%를 보유하고 있다. 최 사장이 지분 늘리기에 열중하고 있지만, ㈜SK 최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기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최 전 회장의 ㈜SK 지분율도 0.03%에 불과해 이들 부자(父子)의 지분을 더해도 0.5%가 넘지 않는다. ㈜SK 지분 17.37%를 가진 최태원 회장과 상당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1981년생인 최 사장은 ㈜SK에서 전략·투자부문에서 근무하다가 2019년 SK네트웍스에 합류했다. 작년 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SK네트웍스는 SK그룹 모태 선경직물에서 출발, 종합상사를 거쳐 동양매직(현 SK매직)과 AJ렌터카를 차례로 인수하면서 종합 렌털 회사로 변신했다. 최근에는 국내 전기차 완속 충전사업자 에버온과 국내 민간 1위 전기차 급속충전사업자 에스트래픽의 전기차충전사업부를 분할한 에스에스차저에 투자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을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재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SK의 '따로 또 같이'라는 고유의 경영 문화 속에서 SK그룹으로부터 간섭 받지 않고 자율적인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소유지분을 고려할 때 최태원 회장과 최신원 전 회장의 계열분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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