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도 잇따라 먹통, 플랫폼 규제 목소리 커지나

16일 네이버지도 검색 오류
'크리스마스' 검색에 SPC 브랜드만 노출
한 달 사이 뉴스·항공권 예약·쇼핑 등도 장애
정부, 플랫폼 기업 규제 강화 나서

네이버지도에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입력하면 SPC그룹 계열인 베스킨라빈스와 파리바게뜨 매장만 검색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이 오류는 현재 복구된 상태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네이버 주요 서비스가 최근 한 달 사이 연이어 장애를 일으키며 이용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플랫폼을 향한 정부 규제 강화의 또 다른 명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주요 서비스 줄줄이 장애 일으켜

19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1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8시간 동안 네이버 지도 서비스에서 검색 오류가 발생했다. ‘크리스마스’나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같은 검색어를 입력하면 SPC 계열 브랜드인 파리바게뜨와 배스킨라빈스 매장만 결과에 노출됐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연말 대목에 이 같은 장애가 벌어지자 소상공인들은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베이커리를 운영 중인 정화영(43세)씨는 “네이버지도를 통해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해놨는데, 검색 장애가 발생한 것도 뉴스를 통해 뒤늦게 알았다”라며 “매출 피해를 입었을 텐데, 이를 증명할 길도 보상 받을 길도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당시 네이버지도 오류는 검색자와 거리상 멀리 떨어진 경우에도 근처 다른 브랜드 매장들을 제치고 SPC 브랜드만 노출됐으며, 경쟁 브랜드명으로 검색해도 SPC 브랜드만 보이는 현상도 있었다.

네이버의 서비스 오류는 이번만이 아니다. 15일 새벽 네이버가 여행사들과 제휴를 통해 제공하는 항공권 판매 중개 플랫폼인 '네이버 항공권' 시스템 오류로 일정 항공권에만 해당되는 10만원 할인 혜택이 다른 항공권에도 적용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할인이 잘못 적용된 예약 건은 일방적으로 취소돼 이용자 항의가 이어졌다.

15일 오후에는 2시간 가까이 기사 전송이 정상 서비스되지 않는 등 뉴스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잎서 지난달 6일에도 뉴스 본문과 댓글 화면이 제대로 뜨지 않는 것을 비롯해 카페와 쇼핑, 지도 등 서비스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일상 깊이 파고든 플랫폼…규제 목소리 커지나

최근 이어진 길고 짧은 네이버 서비스 장애에 온라인에는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끊이질 않았다. 그만큼 우리 생활에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앞서 카카오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 먹통이 발생하자, 일상이 멈춰선 것 또한 중요한 사례다.

문제는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이에 대한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서비스 대부분이 무료인데다, 대체 가능한 서비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앞서 카카오가 접수한 서비스 먹통 피해 사례 10만5116건 가운데 무료서비스 관련 사례는 1만3198건(15.1%)에 달하지만 실제로 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다.

이에 정부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야 정치권은 일명 '카카오 먹통 방지법' 입법을 추진했고, 법안은 지난 8일 국회 본회의를 이견 없이 통과했다. 이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개정안을 통칭한 것으로, 데이터센터와 대형 플랫폼 사업자(부가통신사업자)가 정부 관리를 받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법안 통과로 정부가 내년 1분기 중 수립할 '디지털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종합적 개선방안'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장애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플랫폼의 독과점 구조가 지목되자 규제의 칼날을 꺼내 든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연내 제정을 목표로 플랫폼 독점 규율 심사지침을 준비하고 있고,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차단하는 기업결합 심사 기준 개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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