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 고심… 일단은 관망모드

-대통령실·정부 강경모드 속 사태 확산 여부 관망
-시멘트 업계 업무개시명령 결과 확인 등 변수 논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화물연대 총파업에 연일 강경대응을 예고했던 대통령실과 정부가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 시점을 놓고 고민 중이다. 6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총파업 예고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엄정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단 사태 확산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추가 업무개시명령에 관한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업무개시명령은 행정절차상 국무회의 심의가 필요하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관계부처 장관들이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한 피해 상황과 대응 전략 등을 보고하는 시간만 이뤄졌다. 정부 관계자는 "업무개시명령을 즉각 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논의하고 확산 피해가 우려되는 정유와 철강 분야에 대한 대응이 보고됐다"며 "(대통령의) 강경 대응 방침에 맞춰 행정적 제재에 대한 논의도 다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도 같은 시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파업에 따른 피해 상황을 보고 받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위한) 실무 준비는 이미 모두 마친 상황으로 국무회의 등을 통해 보고된 업종별 상황에 따라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까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숨고르기에 들어간 배경에는 시멘트 업계를 대상으로 발동한 첫 업무개시명령의 결과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게 있다. 전날기준 정부는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명령 후 운송사 33개사 중 29개사가, 차주는 791명 중 175명이 운송을 재개했거나 복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정확히 확인된 것은 아니다. 국토교통부도 업무개시명령을 송달받은 대상자들의 복귀 여부를 확인 중인 탓에 섣불리 명령 대상을 확대하는 게 부담스럽다.

총파업으로 한 때 10% 이하로 떨어졌던 시멘트 출하량이 90% 가까이 회복됐다는 보고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후 시멘트 출하량이 사실상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사실상 일부 수도권 유통기지에 대한 출하 위기 상황만 넘기면 재고 부족으로 인한 '셧 다운' 위기 가능성은 없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대통령실과 정부는 민주노총 총파업과 화물연대 동조파업을 선언한 건설노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대규모 건설 현장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어 확산 피해가 늘어날 경우 똑같이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에 바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범법 행위에 대한 제재도 바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할 경우 화물운송자격 취소 처분을 내리는 게 대표적이다. 정부는 운송 복귀 거부자를 전원 사법처리하고 집단 운송 거부 미참여자와 화주에 대한 폭행·협박 및 손괴의 경우 현행범 체포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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