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제 드론 대항할 '살상 드론' 투입할까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미국 정부가 이란제 드론에 대항할 최첨단 드론 '그레이 이글'을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하는 방안을 두고 의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상원 여야의원 16명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장 드론을 보내야 한다"는 서한을 조 바이든 행정부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민주·공화 양당 소속 상원의원들은 이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일명 그레이 이글이라고 불리는 무인 정찰·공격기 MQ-1C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미 국방부가 T-72 전차와 방공미사일 등 총 4억달러 규모의 추가 무기를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요청했던 이 무장 드론을 제공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것이다.

서한에는 공화당 소속인 조니 언스트(아이오와)·제임스 인호프(오클라호마) 의원과 민주당 소속인 팀 케인(민주·버지니아)·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마크 켈리(애리조나) 의원 등이 서명했다.

WSJ은 이 서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국면에서 수개월간 이견을 내고 갈등해 온 백악관과 의회 사이의 긴장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전했다.

배이락타르-TB2.(사진출처:우크라이나 국방부)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앞서 미 정부는 지난 6월 그레이 이글을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기술적인 문제 등을 이유로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레이 이글이 격추될 경우 민감한 기술이 러시아군에 도난당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회는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이끈 전술 트럭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에 이어 그레이 이글이 우크라이나군의 살상력을 증가시킬 무기라며 지원을 거듭 압박하고 있다.

상원의원들은 그레이 이글을 투입해 러시아군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이란제 드론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흑해에서 러시아 전함을 공격해 봉쇄를 깨뜨리고 우크라이나 경제와 세계 식량 가격에 대한 압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레이 이글은 최대 2만5000피트, 시속 170마일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중고도 장기 무인항공기다. 최장 30시간 이상을 떠다니며 실시간 정찰과 추적, 교전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헬파이어 미사일 8발 탑재가 가능해 높은 살상력을 지닌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개전 이후 미 에어로바이런먼트가 생산한 소형 정찰용 드론인 RQ-20 퓨마 AE와 터키제 공격용 드론 배이락타르-TB2를 운용해왔다. 그레이 이글은 최대 이륙 중량이 배이락타르-TB2의 약 3배에 달하며, 배이락타르-TB2 보다 더 많은 종류의 탄약과 호환된다는 점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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