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지대에서 발생한 미사일 폭발사고와 관련해 러시아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초기 조사결과에서 해당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방공미사일일 가능성이 높게 나왔지만, 궁극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생한 사건인만큼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피해 당사국인 폴란드에서도 해당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방공미사일로 판명되도 결국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원인이 됐다는 러시아 책임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향후 우크라이나 책임론이 강해질 경우, 군사지원에 대한 반대여론이 커질 것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회원국 특사들과의 긴급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예비 분석결과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방공미사일로 추정되며 아직 더 자세한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은 우크라이나의 잘못이 아니며, 러시아가 불법전쟁을 계속 이어가면서 발생한 사건으로 러시아가 궁극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미국정부도 러시아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종 책임자는 민간 인프라를 목표로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러시아에 있다"고 강조했다. 자칫 이번 사건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우크라이나 인접국가들의 불신이 커질 경우,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제재 공조에 대한 여론이 약화될 것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피해 당사국인 폴란드도 우크라이나가 아닌 러시아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국민 2명을 숨지게 한 미사일 공격은 현재까지 러시아군이 발사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원인이란 징후가 더 많이 나왔다"며 "그러나 이번 사고는 러시아에 의해 야기된 매우 심각한 충돌이 일으킨 불행한 사고이며, 이는 확실히 러시아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는 자국은 아무 책임이 없다며 투명한 조사를 요구해 향후 책임론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한 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유엔대사는 러시아의 개입여부를 재차 부인하며 "투명한 진장조사가 조속히 진행돼야한다"고 촉구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