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신선임기자
[아시아경제 조영신 선임기자] 애플 아이폰 세계 최대 생산 업체인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 정저우 공장 기숙사 726호 방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동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SNS)에 퍼지면서 중국 전역이 발깍 뒤집어졌다. 코로나19 감염 불안감으로 근로자의 공장 이탈이 시작되는 등 공장 내 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폭스콘 정저우 공장 기숙사 726호 방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가 사망했다는 동영상이 SNS를 통해 전날 중국 전역으로 퍼졌다.
동영상이 일파만파 퍼지자 폭스콘 정저우 공장 측은 기숙사 726호 방에서 사망자가 나왔다는 동영상은 짜깁기 된 가짜라며 공안 당국에 수사를 의뢰했다.
폭스콘 측은 정저우 공장 내에서 사망 사건은 없다면서 유포된 동영상은 악의적으로 편집된 합성 영상이라며 악성 루머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장 근로자의 전염병 예방과 안전을 위해 방역 정책을 준수하고 있으며 모든 노동자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내부에선 동영상의 진위를 떠나 폭스콘 측의 사전 대응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공장을 빠져나온 근로자들이 수십 시간 걸어서 귀가하는 영상과 사진은 중국 14억 인민의 분노를 촉발하기에 충분했다면서 격리 방식의 아이폰 생산 정책을 질타했다.
또 폭스콘 측의 불투명한 정보 제공이 30만 명에 달하는 근로자를 패닉 상태로 만들었다면서 사측의 안이한 태도를 비난했다.
폭스콘 측은 정저우시에서 감염자가 나오자 지난달 10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일일 코로나19 검사를 시작했다. 13일 이후부터는 공장 외부에 거주하는 직원들을 기숙사에서 생활하도록 하고 아이폰14 생산 라인에 투입했다. 격리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노동을 시킨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급기야 지난 19일에는 공장 내 식당을 폐쇄, 노동자에게 기숙사 자기 방에서 식사하도록 하면서 노동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불안에 떨던 일부 노동자들이 공장을 탈출, 24시간이나 걸어서 집으로 돌아간 사연이 알려지면서 내부 상황의 심각성이 외부에 알려졌다.
폭스콘 측은 결국 지난달 30일 귀향을 희망하는 노동자에게 버스 등 교통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후 노동자의 공장 엑소더스(대탈출)이 시작됐다.
근로자 이탈로 애플 아이폰14 생산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이 30%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폭스콘 측은 일일 생산 장려금을 100위안(한화 2만원)에서 400위안으로 올렸다.
또 한 달에 25일 이상 일한 노동자에게 최대 5000위안(97만원)의 노동 사례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1500위안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와 함께 휴일(휴가) 포기를 비롯해 11월 한 달간 전력을 다해 일한 노동자에게 1만5000위안의 보너스를 지급하겠다는 당근도 제시했다. 폭스콘 공장 노동자의 월평균 급여는 4000위안 내외다.
중국 매체들은 폭스콘의 당근책에 대해 노동자 대거 이탈에 따른 근로자 부족 현상을 폭스콘이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조영신 선임기자 asch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