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의 현재]숨통 조이는 금리…영끌족, 금리 낮추려 안간힘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영끌족들의 고통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끌족들은 조금이라도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5억원을 대출받아 서울 근교 아파트를 매입한 김은정씨(35세)는 최근 남편이 승진하자 관련 증빙자료를 떼서 바로 은행으로 달려갔다.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남편이 성과급 받은 것과 일부 여유자금을 긁어모아 대출 일부를 상환한 것도 감안돼 0.2%포인트 인하됐다. 김씨는 "오르는 대출금리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는데 0.2%포인트라도 깎을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받아 부동산과 주식 등에 투자한 이진영씨(31세)는 얼마 전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해서 신용대출을 상환했다. 주식 손실이 컸지만 더 있다가는 주식 손실은 손실대로 불어나고 금리는 계속 올라 이자 부담도 커질 게 뻔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씨는 다음 달에는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할 계획이다. 남편이 받은 주담대로 서울 근교에 주택을 구매했는데 가격이 5억원이 넘어서 그동안에는 신청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부는 다음 달 7일부터 기준을 완화한 안심전환대출 2단계 접수를 받는다. 2단계 안심전환대출은 주택가격요건이 기존 4억원에서 6억원 이하로 확대되고 소득요건은 부부합산소득 7000만원에서 1억원 이하로 완화된다. 대출한도도 최대 2조5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이씨는 "안심전환대출 주택가격 기준이 지난달 말까지 4억원이라서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이번 달부터는 6억원으로 높아진다고 하니 한번 신청해볼 생각"이라며 "금리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근교 신도시에 아파트를 구매한 김준호씨(37세)는 요즘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 5억원을 대출받아 산 아파트는 최근 1억원 넘게 집값이 하락했다. 금리는 갈수록 높아지는 반면 집값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김씨는 결국 집을 팔기로 했다. 이대로 가다간 이자 내는 데 월급이 다 들어갈 판이어서 집을 팔아 대출을 상환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부동산에 집을 내놓은지 며칠이 지나도록 집을 보러 오겠다는 연락은 없는 상태다. 김씨는 "집값은 오늘이 가장 비싸고 이자는 오늘이 가장 싼 상황이 지속되면서 하루라도 빨리 집을 팔아야 이자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 텐데 앞날이 캄캄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올해 결혼한 강지훈씨(32세)는 지난해 결혼을 앞두고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와 돈을 합쳐 작은 아파트를 구입했다. 당시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은 강씨에게 아내는 왜 고정금리를 선택했냐고 잔소리를 했었다. 하지만 최근 변동금리를 선택했다가 불어나는 이자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나서 아내의 태도가 바뀌었다. 요즘엔 고정금리 선택하길 잘했다고 칭찬을 한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의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된 15일 서울 마포구 안심전환대출 콜센터에서 상담원들이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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