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TV…승부처는 '77인치 OELD'(종합)

세계 TV 판매량 2010년 이후 가장 낮아
패널공급·고화질TV 수요에 초대형 OLED만 호황
삼성-LG OLED 패널 협업 논의도 제기

[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전 세계적인 TV 수요 둔화 속 '70형 이상'의 초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이 '나 홀로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다. TV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 고화질 대형 화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내년엔 LG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도 70형 OLED 패널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치열한 격전이 예고된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TV 판매량은 총 926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6% 줄었다. 매출 규모는 475억달러(67조7800억원)로, 전년 대비 12.5% 감소했다. 앞서 지난 3월 옴디아가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을 전년보다 2.2%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 것보다 더 많이 후퇴한 것이다. 올해 TV 판매량은 2010년 이후 가장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패널 공급 증가, 고화질 TV 시청 수요 확대 등을 이유로 초대형 OLED TV 시장은 홀로 호황이 전망된다. 올해 70형 이상 초대형 OLED TV 판매량은 69만9000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판매량(59만3000대) 대비 17.9% 늘어난 수치다. 초대형 OLED TV 판매량은 매년 증가해 2025년엔 100만 대를 넘을 것이라고 옴디아는 내다봤다.

실제 북미 지역은 65인치를 넘어 77인치 OLED TV가 대세 흐름을 타고 있다. 절대적인 판매량은 65인치가 많지만, 77인치는 최근 높은 판매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70~79인치 OLED TV 판매(24만1500대)는 전년과 비교해 160% 수직 상승하면서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백선필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TV CX(고객경험) 담당 상무는 "여전히 65인치 OLED TV가 가장 많이 팔리고 있지만, 올해를 놓고 보면 77인치 OLED TV 판매 성장률이 가장 높다"며 "대세 크기가 77인치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77인치 QD-OLED 패널. [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현재 70형 이상 초대형 OLED TV 패널을 생산하는 업체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TV용 OLED 패널을 디스플레이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만 공급받고 있는데, 유의미한 판매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도 내년부터 77인치 패널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시장 파이를 키워갈 선의의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이 패널을 활용한 TV를 북미 시장에 소개하려면 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미국 CES가 적격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협상이 중단된 LG디스플레이와의 패널 공급 논의도 다시 한번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77인치로 OLED TV 제품군을 확대하려면 삼성디스플레이에서만 패널을 공급받아서는 수량이 부족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부회장은 9월 초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22 현장에서 "QD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을 당연히 늘려야 하고, 소비자가 원하고 찾으면 라인업도 보강할 수 있다"며 "(LG디스플레이와의 협상은) 항상 열린 마음으로 들여다보고 있으니, 의사결정이 나면 알려드릴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도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 1위 삼성전자와의 협력은 패널 출하량은 물론, 수익성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져서다. 경기 파주와 중국 광저우 등에 관련 시설 투자를 늘려온 LG디스플레이는 올해 70형 이상 초대형 OLED 패널을 전년 대비 60% 증가한 100만 장 이상 생산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공급량이 늘면서 OLED TV 평균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OLED를 택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고화질 대형 화면으로 보려는 수요도 늘고 있어 초대형 OLED TV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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