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나훔기자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해외에 이어 국내서도 인공지능(AI)을 발명자로 한 특허 신청에 대해 'AI는 발명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결정이 내려져 향후 AI가 제작한 음악, 미술 등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인정 논쟁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청은 최근 미국 AI 개발자 스티븐 탈러 씨가 자신이 개발한 AI인 '다부스(DABUS)'를 발명자로 표시한 국제 특허 출원을 무효 처분했다. 탈러 씨가 요청한 특허는 열전달 효율이 좋은 식품용기, 신경 동작 패턴을 모방해 빛을 내는 램프 등 2종이다.
특허청은 지난 2월 탈러 씨에게 'AI를 발명자로 한 것을 자연인으로 수정하라'는 보정 요구서를 보냈지만, 그는 응하지 않았다. 결국 특허청은 특허 출원을 최종 무효처분했다. 특허청은 "자연인이 아닌 AI를 발명자로 한 특허 출원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특허청의 판단에는 글로벌 흐름도 반영됐다. 앞서 미국 특허청은 2020년 탈러 씨의 특허 출원 요청에 대해 "발명자는 자연인에 한정한다"고 거절했고, 영국에서도 "AI가 발명자가 될 수 없고, AI에서 출원인으로 권리 양도도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우리 특허청도 AI를 발명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으며 향후 예술 분야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선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와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AI가 만든 음악이 주목받고 있다. 저비용으로 빠르게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어 시장 수요도 점점 높아지고 있고 기업 투자도 활발하다.
음원 플랫폼 지니뮤직은 최근 AI 음악 창작 기술을 적용해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OST를 자작하는 등 AI 음악 창작 사업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는 AI음악 제작 스타트업 '포자랩스'에 트자, 개인 크리에이터를 위한 뮤직 웹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들 AI 저작물에 대한 법적 권리 부여와 작품성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국내의 경우에도 현행 저작권법상 '인간의 창작물'만 저작권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 진흥을 위해선 창작·발명가의 개념을 사람에게만 한정시킬 게 아니라 범위를 넓게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탈러 씨는 "AI는 인간 작가 없이도 기능적으로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으며, AI가 생성한 작품을 저작권으로 보호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콘텐츠의 생산을 촉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AI발전 속도를 볼 때 언젠가는 AI를 발명자로 인정해야 할 때가 올 수도 있다"며 "AI발명을 둘러싼 쟁점들에 대해 학계, 산업계 등과 지속해서 논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