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 '에스엠 이사회 교체 요구'까지 갈까

얼라인 에스엠과 소통하고 있지만
에스엠 라이크기획과 계약 조기 종료 확답 없어
대응 수위 더욱 높아질 가능성

자료: 에스엠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에스엠과 이수만 총괄프로듀서(PD)의 개인사업자인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조기 종료시키기 위한 대응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다만 에스엠의 확답은 나오지 않으면서 향후 이사회 교체 요구까지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얼라인 측은 7일 "내용증명을 보낸 이후 에스엠 측과의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에스엠이 확정 공시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라며 "에스엠의 답변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얼라인은 지난 4일 "에스엠 이사회가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라이크 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결 합의서를 체결할 것이라 믿는다"라며 "단계적 주주 권리 보호 조치 1단계인 이사회의사록 및 회계장부 열람·등사를 청구한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에스엠 측에 전달했다. 에스엠이 지난 3일 이메일을 통해 ‘추후 검토 결과를 공시할 예정’이라는 의사를 전달하자, 대응 수위를 높인 것이다.

앞서 얼라인은 지난 8월 에스엠에 공개주주 서한을 발송해, 에스엠과 라이크기획 간의 용역 계약과 인세 지급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해당 계약을 종료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에스엠은 지난달 15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계약 조기 종료가 확정되면 바로 공시하겠다고 공시했다. 이후 얼라인은 지난달 30일까지 후속 논의와 의사회 결의를 포함한 확정공시를 요구했으나, 지난 3일 "아직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을 받게 됐다.

업계에서는 얼라인 측이 에스엠과 물밑 교섭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으나, 에스엠의 확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대응 수위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은 당장 내년 3월이면 임기가 종료되는 이사진 4명에 대한 재신임안을 부결시키는 것이다. 얼라인은 특수관계자와 함께 0.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 3월 주총에서 기관 등 다양한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 얼라인이 추천한 곽준호씨를 감사로 선임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현재 에스엠의 이사진에는 에스엠에 20년 이상 근속한 탁영준 공동대표, 박준영 사내이사와 같은 인물도 있다. 하지만 이성수 공동대표(이수만 PD의 처조카)나 지창훈 사외이사(대한항공 전 총괄사장, 이수만 PD와 경복고 동창) 등의 경우 이수만 PD와 직간접적으로 엮인 인물로 꼽힌다.

특히 주주들이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종료시 주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는 점은 얼라인에게 유리하다. 지난 15일 라이크기획과의 조기 종료 검토 소식에 16일 에스엠의 주가는 18.60% 상승한 바 있다. 또 증권가에서는 과거 7년간 에스엠이 라이크기획에 지급하던 수수료가 983억원이며, 이를 고려하면 내년 영업이익이 297억원 늘어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얼라인 측은 "(에스엠의) 어떤 내부 사정이 있어 확답을 못 하는지 모르지만, 공시를 번복하는 것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얼라인 측이 제기한 청구에 대한 답변 시한은 오는 18일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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