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모기자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위스키 하면 스코틀랜드나 미국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정도로 많은 지역에서 위스키를 만들고 있는지는 몰랐네요.”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막을 올린 ‘2022 서울바앤스피릿 쇼’는 최신 주류 산업과 문화의 트렌드를 살펴보고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오는 17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위스키, 코냑, 진, 럼, 보드카 등 157개의 주류 관련 브랜드가 참여해 업계 관계자와 관람객들을 만난다.
첫날 둘러본 전시회에서 가장 관심이 높았던 주류는 단연 대표 스피릿인 위스키였다. 행사장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 역시 다양한 콘셉트로 화려하게 꾸민 대형 위스키 업체와 수입사의 부스들이었다. 글렌알라키 등을 수입하는 메타베브코리아는 ‘뉴 월드 위스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이스라엘의 ‘밀크앤허니’, 덴마크의 ‘스타우닝’, 호주의 ‘스타워드’ 등 위스키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은 국가의 제품을 선보였다.
공항 출국장 콘셉트 부스에선 떠나고 싶은 나라의 항공권을 구매하듯 다양한 나라의 위스키를 선택해 시음할 수 있어 관람객들의 줄이 이어졌다. 최근 위스키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30대 여성 A씨는 “티베트나 이스라엘 같은 나라에서도 위스키를 만드는지 처음 알았다”며 “설명을 듣고 마시니 맛이 더 풍요롭고 깊이 있게 느껴지는 것 같고, 스카치나 버번 위스키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통의 강호들에 대한 관심도 여전했다. ‘잭 다니엘’ 등을 소유한 브라운포맨은 이번 행사에 잭 다니엘을 비롯해 ‘우드포드 리저브’와 ‘올드 포레스터’ 등 3개 브랜드를 들고나왔다. 가장 유명한 ‘올드 넘버 7’은 물론 ‘싱글 배럴’과 젠틀맨 잭‘ 등 평소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제품에 대한 시음 수요가 높은 모습이었다. 브라운포맨 관계자는 “호텔이나 몰트바 등에선 이미 선호도가 높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거리감이 있는 제품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참석했는데, 예상보다 트래픽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국내 유명 바들을 한자리에 모아둔 ‘인피니티 바’ 프로그램이었다. 르챔버, 빌라레코드, 장생건강원, 제스트, 코블러, 탄산바, 퍼지네이블, 푸시풋살론 등 국내 정상급 바의 시그니처 칵테일과 바텐더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로 여타 주류 전시회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기도 하다. 탄산바 관계자는 “바 문화가 생소하신 분들에게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고연산 위스키를 만나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운지’도 운영한다. 일반 시음이 어려운 고가의 위스키를 추가 비용으로 쿠폰을 구매해 시음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평소 쉽게 마시기 어려운 제품들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마셔볼 수 있다. 현장에서 마시지 않고 바이알에 담아갈 수 있는 점도 눈에 띄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