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희기자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윤석열 정부의 홍보·의전 등 행사 운영 전반에 대해 "디테일이 없다"고 평가했다.
탁 전 비서관은 1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국민이 반응하고 감동할 때는 결국 2가지인데, 하나가 리얼리티고 하나가 디테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진심만 가지고도 투박하게 표현하면 잘 못 느낄 때가 많고, 디테일만 요란하면 진정성이 없다고 느끼지 않나"라며 "문재인 정부는 그걸 위해서 상당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의 홍보·의전 디테일 부족이 드러났던 사례로, 윤 대통령이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침수 현장에 방문했을 때를 언급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현장 점검을 하는 사진을 홍보용 카드 뉴스로 만들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탁 전 비서관은 "그 자리에 대통령이 쭈그리고 앉아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사전 디테일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대통령은) 정말 마음이 아파서 거기 가서 그걸 봤겠지만, 디테일이 떨어지니까 진심도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제가 여러 번 프로페셔널을 쓰라고 조언을 드렸던 것"이라고 했다.
앞서 탁 전 비서관은 최근 새롭게 바뀐 윤 대통령의 민방위복에 '대통령' 표찰이 달린 부분을 문제 삼기도 했다. 그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재난, 전쟁, 위기 상황에서 국가 최고 지도자의 신변 안전은 가장 우선에 놓이는 것이 당연하다. 이 때문에 대통령이 착용하는 민방위복은 다른 민방위복과 구별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건 상식이며, 가장 기본적인 대통령의 드레스 코드"라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고가 장신구 의혹과 관련해 여당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의상비를 공개하라고 역공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이 헬게이트를 열어버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과 여사의 일 또는 대통령과 관련된 일 중에는 구태여 밝혀지거나 끄집어내지 않아도 되는 일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정숙 여사 의상비 논란은)전혀 문제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그때부터 여사의 복장, 장신구 등에 주목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부인은 선출직이 아님에도 선출직 이상의 대우 혹은 역할이 부여된다. 저는 좀 제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처럼 (영부인을 전담하는) 제2부속실은 없고 대통령을 전담하는 부속실이 영부인까지도 책임지는, 혹은 영부인의 지시 사항이나 일정까지 만들어 내는 건 상당히 기형적인 구조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