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 'NK세포 치료제가 차세대 먹거리'

고형암 대상 NK세포치료제 세계 최초 허가 박차
말기암 환자 무진행생존율·전체 생존율 개선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자연살해(NK)세포는 암, 자가면역, 항노화, 치매 등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인체 내 1차 면역 방어를 담당하는 NK세포는 앞으로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분야입니다. 엔케이맥스가 개발 중인 'SNK'가 세계 최초로 고형암을 대상으로 허가받은 NK세포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는 "다음달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동정적 사용 승인을 받은 육종암 환자에 대한 중간결과를 공개한다"며 "SNK를 개발하는 과정은 순조롭다"고 말했다. 동정적 사용승인은 암 말기인 환자가 적절한 치료제가 없어 치료를 포기할 상황에 이를 경우 의료당국이 시판승인 전의 신약을 무상으로 공급해 치료 기회를 주는 제도다.

엔케이맥스는 면역세포 가운데 하나인 NK세포를 활용한 면역세포치료제 플랫폼 기술 '슈퍼NK'를 보유하고 있다. 사람의 말초혈액에서 뽑은 NK세포를 체외에서 ▲99% 고순도로 분리하고 ▲암 살상을 위한 고효율의 NK세포로 배양하고 ▲대량 증식하는 세포치료 플랫폼 기술이다. 슈퍼NK 기술을 활용해 암을 비롯한 다양한 난치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 멕시코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전경련회관 내 엔케이맥스 IR센터에서 만난 박 대표는 면역세포치료제 'SNK' 개발 성공을 자신했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이사가 22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SNK가 기존 항암치료제 한계를 극복하는 신약이 될 수 있나.

▲SNK가 세계 최초로 고형암을 대상으로 허가 받은 NK세포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암환자와 의료진에게 새로운 치료 수단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세포치료제는 임상 결과가 좋아야 하는데 해외에서도 고형암에 대한 NK세포치료제 임상 결과는 없다. 엔케이맥스는 고형암 치료 분야에서 최초의 결과를 확보한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다.

현재까지 면역항암제는 면역관문억제제 및 후천면역세포(T 세포)가 주도하는 분야였다. 엔케이맥스가 선천면역세포인 NK세포라는 또 다른 면역항암제를 세상에 선보임으로써 난치성 질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가 NK세포로 진행하는 육종암, 폐암 임상에 이어 삼중음성 유방암, 두경부암에 대한 임상을 계획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임상을 이미 진행 중이며, 파킨슨병을 비롯해 적응증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말기 육종암 환자 등 사실상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만큼 SNK 효능을 확신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SNK의 빠른 허가와 상용화를 위해 기존 치료에 실패한 말기암 환자 혹은 치료제가 없는 암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하고 있다. 임상 결과를 확인할 때 암세포 관해(사멸) 여부도 중요하지만 무진행생존율(PFS)과 전체 생존율(OS)이 얼마나 개선되는지도 주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1~2기인 진행성 암 환자는 완치를 목표로 치료하지만 말기암 환자는 생명연장을 목표로 한다.

엔케이맥스는 말기 육종암 환자를 대상으로 SNK와 키트루다·바벤시오를 병용투여해 완전관해를 얻었다. 무진행생존율이 최대 52주까지 연장되는 것도 확인했다. 세계폐암학회인 WCLC에서 발표한 4기비소세포폐암 2년 추적관찰 결과에서도 무진행생존율과 전체 생존율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치료 과정에서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보통 말기암 진단을 받는 환자는 이미 온몸에 암이 퍼져 있기 때문에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독한 화학항암제를 사용하기 힘들고 사용한다고 해도 환자가 심한 부작용을 견디지 못해 치료를 중단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SNK를 투여했을 때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환자들은 고통스런 부작용을 견디지 않아도 된다. 투여 후에도 문제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어 환자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지난해 매출액 22조원 이상을 기록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를 쓸 수 없는 환자들에게도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들었다.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PD-L1양성 종양에 대해서만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다. 전체 암 환자 가운데 20~30%에 불과하다. PD-L1 발현율이 양성일 때 기존 면역항암제가 약효를 발휘한다.

엔케이맥스 임상에 참여한 환자 대다수가 PD-L1 발현율이 매우 낮거나 음성이다. SNK와 면역항암제를 병용 투여했을 때 약효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동정적 사용승인을 받아 SNK와 키트루다를 투여받은 육종암 환자는 완전관해가 나왔다. 엔케이맥스는 ESMO에서 완전관해 환자를 포함한 총 8명의 환자 데이터 결과를 공개한다. SNK가 PD-L1 음성 환자에게 약효를 유도하는 기전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파이프라인과 관련해 연내 공개할 계획이 있나.

▲올해는 SNK에 대한 효능을 데이터로 입증하는 시기다. 올 상반기에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육종암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세계폐암학회에서 4기 비소세포폐암 2년 추적관찰 결과를 공개했다. 올 하반기에는 TKI 불응성 비소세포폐암과 알츠하이머 임상에 대한 중간결과도 공개할 것으로 기대한다.

알츠하이머 권위자로 알려진 밍 구오(Ming Guo) 박사와 알츠하이머 또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 5명을 치료했다. SNK가 뇌질환에 효능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뿐만 아니라 파킨슨, 자폐 등 신경퇴행성 질환을 치료하는 기전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신경퇴행성 질환은 뇌에 알파 시뉴클레인, 베타아밀로이드 등 비정상 단백질 응집체가 축적된다는 병리적 특징을 보인다. SNK는 신경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비정상 단백질과 손상된 뉴런을 제거해 신경퇴행성 질환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임상과 별개로 기전 연구도 함께 진행 중이며 임상에 대한 중간결과는 올해 말에 공개할 계획이다.

-타인의 혈액에서 추출한 NK세포치료제(SNK02)에 대한 임상을 시작하는 데 부작용 우려는 없나

▲지난 22일 식약처에 임상 1/2a상에 대한 임상계획(IND)을 신청했다. 본인의 혈액에서 추출하는 자가 SNK의 임상 연구 결과도 유의미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동종 SNK의 효능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종NK는 자가NK보다 생산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상업성이 크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자가NK대비 부작용 우려가 있다.

엔케이맥스는 평균 190억배까지 증식하는 배양기술이 있고 동결 및 해동 후에도 NK세포 순도가 99%, 활성도는 90% 이상을 유지하는 기술력이 있다. 순도가 높다는 것은 부작용을 낮추는 것과 연관이 있다. 동종 SNK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마쳤는데 독성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유효성 데이터도 확보했기 때문에 임상에서는 안전성과 함께 유효성까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이사가 22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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