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윤기자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가 닷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양측의 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20일 경찰과 하이트진로 등에 따르면 전날 사측과 화물연대는 약 2시간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진 못했다. 이들은 운송료 인상을 비롯해 계약 해지된 조합들의 복직과 조합원들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및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을 철회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수양물류가 하이트진로의 100% 자회사라는 점을 들어 하이트진로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하이트진로 측은 하도급법상 본사가 고용 문제에 직접 관여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 조합원 30여명은 지난 16일 하이트진로 본사 사옥을 기습 점거해 이날까지 닷새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대규모 집회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돌발 상황은 없었으나 평일엔 조합원들이 정문 출입을 막으면서 직원들이 후문을 통해 출퇴근했다. 건물 외벽에도 여전히 '노조 탄압 분쇄', '손배 가압류 철회', '해고 철회 전원 복직' 등의 요구 조건을 담은 현수막이 걸려있다. 화물연대 측은 지난 18일 오후 본사 앞에서 100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 및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을 철회 등을 요구하며 사측을 규탄했다.
하이트진로는 서울 강남경찰서에 본사를 점거 중인 화물 연대 조합원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혐의는 업무방해ㆍ특수주거침입 및 퇴거 불응ㆍ건조물방화예비ㆍ집시법 위반 등 총 4개가 적시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경찰에 출석해 고소인 조사도 마쳤다.
양측의 갈등은 다섯 달째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말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지난 6월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기점으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 공장 진입로 인근에 화물차를 불법 주차하거나 진출입로를 점거하는 등 운송 방해 행위를 이어왔다. 경찰 투입으로 출고 중지 등의 상황이 해소되자 이번엔 본사 점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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