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주기자
일동제약 아로나민 시리즈.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국내 종합비타민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비타민 섭취가 원기회복과 면역력 강화 등 다방면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정 필수품 반열에 오르자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것이다. 현재 국내 비타민시장은 일동제약과 GC녹십자, 대웅제약이 ‘3강’을 형성하고 그 뒤를 유한양행과 종근당이 따라가고 있는 형태다. 전통적 제약 강자들의 대표 비타민 브랜드 사이에서 신제품 발매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국내 종합비타민 1위 제품은 일동제약의 아로나민 시리즈다. 1963년 처음 출시된 아로나민은 60년 가까이 종합비타민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소 부침을 겪는 모습이다. 지난해 아로나민의 매출액은 사업보고서 기준 총 642억원으로 여전히 국내 1위를 유지했지만 2020년 741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00억원가량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42억원으로 전년 동기(158억원)보다도 줄었다. 이에도 불구, 아로나민의 브랜드 파워는 여전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앞서 3월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하는 ‘2022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에서 종합영양제 부문 9년 연속 1위에 오르기도 했다.
GC녹십자 비맥스 시리즈.
아로나민의 매출이 주춤한 사이 GC녹십자의 비맥스 시리즈가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비맥스 매출액은 지난해 500억원을 돌파하며 아로나민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2017년 처음으로 100억원대 매출액을 기록한 뒤 매년 50%씩 가파른 성장세를 거듭했다.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독특한 광고가 입소문을 타면서 높은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 비맥스 시리즈는 총 7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고성장을 이끄는 대표 제품은 ‘비맥스 메타비’로 활성비타민 B군과 필수 비타민 10여종, 각종 미네랄 등을 배합한 제품이다. ‘비맥스 메타비’는 뇌혈관장벽을 통과하는 ‘비스벤티아민’ 함량을 높여 뇌의 에너지 대사 활성화 효과를 끌어올렸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비맥스의 우수한 제품력과 세대·성별에 따른 맞춤형 제품 라인업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의 임팩타민은 비맥스의 급성장에 지난해 매출액 324억원을 기록하며 3위로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종합비타민시장에서 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은 7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8억원)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임팩타민 시리즈는 필수비타민B 8종 함유와 고함량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웅제약 임팩타민.
유한양행과 종근당도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유한양행은 60년 역사의 삐콤씨와 함께 메가트루로 종합비타민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메가트루의 지난해 매출은 127억원으로 전년(126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억원)보다는 조금 줄었다. 삐콤씨 역시 사랑 받는 장수 브랜드인 만큼 탄탄한 구매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종근당 벤포벨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2018년 매출액 58억원이었던 벤포벨은 다음 해인 2019년 117억원으로 폭풍성장했다. 이후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110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 다시 124억원으로 늘었다.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신제품 출시도 이어지며 비타민시장은 더욱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광동제약은 최근 활성비타민 ‘마이비젯정’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마이비젯은 활성비타민B군을 포함해 셀레늄, 칼슘, 마그네슘 등 17종의 성분을 함유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알약의 크기를 줄여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고 소개했다.
당분간 비타민시장에 대한 제약 업계의 관심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산화 성분이나 면역력 강화성분 등 치열한 경쟁 속에 차별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선택권이 많아지는 만큼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