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AI 생성 이미지 공개
온라인서 장인정신 훼손 지적 확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밀라노 패션위크를 앞두고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화보를 공개했다가 온라인상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AI 기술 활용이 '창의성과 이탈리아 장인정신'을 기린다는 브랜드 정체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구찌가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열릴 예정인 쇼를 홍보하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사용한 뒤 역풍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찌는 최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홈페이지를 통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미지에는 'AI로 제작됨(created with AI)'이라는 문구가 표기돼있다.
그러나 온라인 일각에서는 인간 모델과 사진작가 대신 AI를 활용한 것은 구찌가 내세운 '창의성과 이탈리아 장인정신'과 어긋난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해당 이미지가 SNS에 범람하는 저품질 AI 생성물을 뜻하는 'AI 슬롭(AI slop)'에 해당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1976년 구찌 의상을 입은 세련된 이탈리아 노년 여성을 묘사한 AI 이미지에 대해 "구찌가 실제 밀라노 할머니를 찾지 못하다니, 암울한 날들"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구찌 계정이 해킹당한 줄 알았다", "저렴해 보이고 맥락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부는 "고급 패션 브랜드가 왜 비용 절감 기술로 여겨지는 AI를 마케팅에 활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구찌 등 브랜드 AI 기술 마케팅 활용
구찌가 마케팅에 AI 기술을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구찌는 과거 디지털 아티스트에게 AI 생성 이미지를 포함한 비주얼 작업을 의뢰했으며, 이들 작품은 경매를 통해 대체불가토큰(NFT) 형태로 판매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모델이 런웨이를 걷는 동안 뒤편의 사진작가들이 경쟁적으로 촬영하려다 넘어지는 모습을 담은 AI 생성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발렌티노와 H&M 등 여러 명품 브랜드와 SPA 브랜드들도 SNS 콘텐츠와 광고에서 생성형 AI 도구를 실험적으로 활용해 왔다. 이들 브랜드는 이를 창의적 시도의 일환이라고 설명해 왔다.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 패션연구소의 프리실라 챈 선임 강사는 기업이 마케팅에 기술을 도입할 경우 위험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과거 혁신은 긍정적인 효과 창출했지만, AI의 경우 오히려 많은 부정적 홍보를 낳을 위험이 있다"며 "특히 럭셔리 패션 브랜드는 최신 기술이 브랜드에 긍정적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 활용, 나쁜 것만은 아냐" 의견도
모든 반응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SNS 이용자들은 구찌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밀라노의 화려함'을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24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사진작가 타티 브루닝은 BBC "창작 생태계를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AI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며 "예컨대 보정이나 작은 편집, 무드보드 제작 등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단순 보정이나 편집과 이미지 자체를 생성하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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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닝은 "이번 캠페인이 반드시 럭셔리를 반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기보다는, 럭셔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평을 만들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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