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효과 없다는데 러시아 금 수입 금지 왜

中 관영매체, 러시아 금 제재는 효과없이 인플레이션만 부추길 것
원유에 유입된 투자자본 금으로 유도하기 위한 계산된 제재 해석도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러시아산 금 수입을 금지하는 주요 7개국(G7) 제재가 효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중국 관영 매체가 주장했다. 또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는 실현 불가능한 제재라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관영 환구시보는 27일 러시아산 금 수입 금지라는 G7의 러시아 제재는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만 끌어올릴 뿐 러시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20년 기준 러시아 금 수출액은 190억 달러(한와 25조원)로, 전 세계 금 수출의 5%를 차지한다. 금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에 이어 러시아의 2위 수출 품목이다.

환구시보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미국은 러시아산 금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가 경제적으로 고립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러시아산 원유와 같은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쥔양 상하이재경대학 교수는 "뉴욕과 런던의 국제금거래소에서 러시아산 금 거래가 중단될 수 있다"라고 전망하면서 이번 조치가 국제 금값만 상승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러시아산 금 제재는 글로벌 인플레이션만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러시아 제재 이후 신흥국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면서 금도 이와 같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등 서방 진영의 금에 대한 제재가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미국 등 서방 진영의 이번 러시아산 금 수입 금지 조치는 원유에 유입된 투기 자본을 금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계산된 제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원유 시장의 투기 자금이 금시장으로 이동할 경우 국제 유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환구시보는 또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국제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겠다는 서방 진영의 아이디어는 현실에선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린보창 샤먼대 교수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참여한 많은 국가들이 역설적으로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보다 싸게 수입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각 국가에서 기업 간 에너지 거래를 허용하고 있는 한 가격 상한제 도입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톈윈 전 베이징경제운영협회 부회장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진영은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지 않고 있지만 여타 신흥국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면서 이는 러시아산 원유가 경화(화폐)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수요 회복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며 에너지 수출국(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완전히 잘못된 결정이라고 미국 등 서방 진영을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G7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 동맹국을 규합하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마지막 시도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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