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조영신특파원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홍콩 교육 당국이 고등학교 시사교양 과목인 ‘공민사회발전’ 검정 교과서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검정 교과서 발표로 홍콩의 중국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관영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홍콩 교육청은 전날 5개 출판사에서 개정한 6종의 공민사회발전 교과서를 선정, 발표했다.
홍콩은 지난해 가을학기부터 공민사회발전 과목을 각급 학교에 도입했지만 그간 공식 지정된 교과서는 없었다. 올가을 학기부터 지정 교과서로 수업이 진행되며, 2024년부터는 홍콩 중등교육 졸업시험에도 적용된다.
교과서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홍콩’, ‘개혁ㆍ개방 이후 중국’, ‘상호 연결된 현대 사회’ 등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나라 말기 아편전쟁과 홍콩의 영국 식민지 등 과거 어두웠던 역사와 개혁ㆍ개방으로 성장한 중국의 위상 그리고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50년간 홍콩의 자치를 유지 및 인정하는 중국 본토의 일국양제 정책에 대해 기술된 것으로 추정된다.
양룬슝 홍콩 교육청 교육국장은 "애국하는 교육, 긍정적인 사고, 지식 향상이 필요하다"면서 "학생들이 자국의 역사와 문화, 국가 정체성 및 발전 상황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 목표를 잡고 있다"라고 교과서 지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교과서 검증 작업에 참여한 탕페이 홍콩ㆍ마카오 연구이사회 위원은 "일선 교육과정에서 교사의 개인적인 정치적 견해 등 잘못된 내용이 학생들에게 전달될 수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를 비방, 학생들을 선동하는 일이 교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19년 범죄인 인도 법안, 2020년 국가보안법 입법 및 시행 등으로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자,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 그간 교과서 수정 및 개정 작업을 진행해 왔다. 지정 교과서와 별개로 홍콩 학생들이 중국 본토에서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교과 과정도 신설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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