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기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미국의 대규모 사례 연구에서 코로나19 백신이 후유증, 즉 이른바 롱 코비드(long COVID)를 예방하는 효과가 예상보다 적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훈처 소속 세인트루이스 병원 연구팀은 지난 2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이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3만4000여명의 코로나19 돌파 감염 환자, 11만3000여명의 백신 미접종 감염자, 1300만명의 미 감염자 등을 대상으로 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이 결과 백신 접종의 후유증 예방 효과는 약 1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의 소규모 사례 연구에서 대부분 높은 예방 효과를 보인다는 결과가 나온 것과는 대조적인 수치다. 또 영국에서 120만명의 헬스케어 앱 사용자들이 스스로 적어 낸 건강 기록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2차 백신 접종은 롱코비드의 위험성을 절반으로 낮춘다는 결과가 나왔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후 6개월이 지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어지러움증(브레인 포그)나 피로같은 증상들은 백신 접종 여부와 별로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나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방역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데이터라고 보고 있다. 백신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마스크 착용ㆍ사회적 거리 등 보조적인 방역 조치를 꾸준이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오미크론 변이 발생 이후의 데이터를 추가해야 하며, 환자들의 병력에 대한 고려가 없이 단순 통계치만 고려한 연구 결과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스티븐 딕스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롱 코비드에 대한 더 많은 연구와 치료법ㆍ치료제 개발의 촉진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아직까지 전세계 의사들도 의문만 있을 뿐 롱코비드의 정의나 바이오마커, 영상 검사나 치료법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