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맥, 3월 주문했는데 6월 배송'…한국 소비자도 답답

반도체 공급망 붕괴에 中봉쇄 여파
물류 차질…PC 제품군 다수 영향
배송에 1개월 반~2개월 소요

아이맥 24형 퍼플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아이맥 한 번 사기 참 힘들다. 올해 3월에 주문했는데 두 번이나 지연돼 오는 6월에나 받을 수 있다니 걱정이다." 한국 애플 온라인스토어에서 일체형 데스크톱 PC인 ‘아이맥’ 24형 제품을 구매한 한정수씨(가명)는 늦은 배송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씨는 재고를 발 빠르게 선점한 리셀러(되팔기 전문업체)를 찾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국내외 애플 고객들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붕괴 및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인한 물류 차질에 따라 제품을 주문해 놓고도 배송이 지연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애플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대 2개월 걸린다

26일 한국 애플 온라인스토어에 따르면 PC 제품군 상당수가 1개월보름에서 2개월가량 배송시간이 소요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노트북인 맥북 프로 14형·16형 모델은 오는 6월3~20일 배송될 예정이며, 아이맥 24형 일부 색상(옐로·오렌지·퍼플 등)은 이보다 늦은 6월8~22일 사이 배송된다. 같은 기간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프로 13형 모델 등은 5월 중순께 배송 도착 예정으로 이보다 훨씬 빠르다.

이날 국내 정식 발매되는 신형 PC인 ‘맥스튜디오’도 영향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맥스튜디오 M1 맥스 모델과 M1 울트라 모델의 배송날짜는 오는 6월13~20일, 6월20일~7월4일로 안내되고 있다. 5월부터 판매되는 ‘스튜디오디스플레이’의 경우 6월14~27일쯤 배송이 가능하다고 안내 중이다. IT전문지 맥루머스는 "애플은 맥북 프로 외에도 M1 울트라 칩을 탑재한 맥스튜디오 역시 공급 지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발 공급망 차질 반복

맥북 프로 14형 및 16형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와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지역 봉쇄가 맞물리면서 국내 소비자들 역시 배송 지연 문제를 겪는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 맥북을 생산하는 콴타컴퓨터 등 대만 기업 30곳 이상이 코로나19 봉쇄로 생산을 중단했다. 특히 봉쇄된 상하이 공장은 콴타컴퓨터 생산량의 20%를 책임지는 중요한 전초기지다.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맥북 프로 배송기간이 3~5주가량 지연될 것"이라고 짚었다.

애플은 지난달에도 같은 이유로 공급 차질을 겪은 바 있다. 중국은 지난달 14일 오미크론 확산을 우려해 광둥성 선전시를 대상으로 주민 외출금지령과 봉쇄 조치를 취했다. 이에 애플 협력사인 폭스콘과 유니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일부 공장이 생산을 중단했다.

시장에선 애플의 오는 28일(현지시간)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에 관심이 쏠렸다. 궈밍치는 "실적 발표 때까지 시간이 촉박해 중국에 집중돼 있는 공급망을 어떻게 다변화할 것인지 설명하기 여의치 않을 것"이라며 "중국에서 생산 재개와 관련해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번 실적발표 때는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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