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이른바 '계곡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공개수배 중인 이은해(31)가 도주 전 친구에게 "구속될 것 같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TV조선 등은 이은해가 공범 조현수(30)와 검찰 2차 조사를 앞둔 지난해 12월14일 친구 A씨에게 "구속될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낸 뒤 잠적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1차 조사에서 이 씨가 2019년 남편에게 복어독을 먹인 뒤 조 씨와의 텔레그램 대화에서 "복어피를 이만큼 넣었는데 왜 안 죽지"라고 말한 사실을 추궁했고, 범행 증거까지 내민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씨와 조 씨는 더는 수사망을 빠져나갈 수 없다고 판단해 곧바로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
친구 A씨는 최근 경찰조사에서 "메시지를 받고 이 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두절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조 씨와 함께 2019년 6월30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씨(사망 당시 39세)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윤 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한 뒤 구조하지 않고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범행에 앞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 씨에게 복어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같은 해 5월 경기 용인시 낚시터에서 윤 씨를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씨가 남편 명의의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3일 첫 검찰 조사 후 잠적했고, 4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30일 공개수배로 전환했으나, 아직까지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 씨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을 보인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남편 윤 씨가 숨진 사건 현장 영상을 분석하며 "이 씨가 영상에서 목소리만 나오는데 정서가 읽힌다. 이 씨의 반응을 보면 전혀 공감 능력을 읽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남편인 사람이 나머지 남자들에 의해 아주 곤궁에 처한 상황이지 않으냐. 공포조차 잘 공감이 안 되는, 공포를 잘 느끼지 못하는 이러한 깔깔대는 웃음소리. 이게 주류의 정서로 읽힌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사이코패스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론 검거하고 검사를 제대로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지금 나오는 내용만 토대로 봐도 정상적인 범주 내에 정서 경험이 있지 않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