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영화 '날아라, 빙판 위의 빛'의 한 장면. 사진=아이치이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중국에서 공개된 쇼트트랙 소재의 영화 '날아라, 빙판 위의 빛'에 한국 선수들이 반칙왕으로 묘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아이치이(iQIYI)의 공식 웨이보에는 지난 12일 영화 '날아라, 빙판 위의 빛'(Fly, light on ice)이 공개됐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영화는 배달원으로 일하던 시골소년 청 환이 국가대표였던 모친의 영향으로 쇼트트랙을 시작한 후 혹독한 훈련 끝에 국가대표로 성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청 환이 한국 선수와 대결하는 부분이다. 청 환은 세계대회에 출전해 한국 선수들과 경쟁한다. 경기 과정에서 한국 선수들은 청 환에 고의로 발을 걸거나 부딪히는 등의 반칙을 한다.
이에 청 환은 눈 위로 피가 흐르는 등 부상을 입었으나, 그는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 끝에 결국 우승을 차지한다.
영화 내용을 접한 국내 누리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누리꾼들은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적반하장이다", "굳이 한국 선수들을 반칙왕으로 묘사한 이유를 모르겠다", "양심이 찔리지도 않나" 등의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화 '날아라, 빙판 위의 빛' 포스터. 사진=아이치이.
앞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한 데 이어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까지 일면서 중국을 향한 국민 반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주한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지난 9일 대사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엄중한 우려를 표하고 엄정한 입장을 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은 중국 정부와 베이징 올림픽 전체를 비판하고 심지어 반중 정서까지 선동하고 양국 국민감정을 악화시키고 중국 네티즌들의 반격을 불렀다"며 "우리는 이에 대해 부득불 엄중한 우려를 표하고, 엄정한 입장을 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결코 경기 결과에 영향을 끼치거나 간섭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의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이 '올림픽에 흑막이 있다'고 억측을 하고, '중국 당국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함부로 말하는 매우 책임감 없는 태도에 대해 중국 측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해당 입장문과 관련해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주재국 언론보도와 정치인 발언 등에 대한 외국 공관의 공개적 입장 표명은 주재국의 상황과 정서를 존중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외교부는 이러한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필요한 소통 등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