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밥상 미리 준비해 보니 … '작년보다 10만원 더 든다'

과일 빼고는 다 올라
한우 할인해도 비싸고 미국산 냉동갈비는 22%↑

"차례상은 성의만 보이면 되고, 자식들 번갈아 들를 텐데 먹을 건 좀 해놔야지요."

설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잔뜩 오른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식료품 가격이 워낙 올라 지난해보다 최소 10만원은 더 써야 설 연휴 가족들이 먹을 음식을 장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경기 화성시 동탄에 사는 60대 주부 김숙영 씨는 인근 대형마트에 들러 식료품 가격을 둘러보다 혀를 내둘렀다. 고기와 야채는 조금이라도 더 싸고 신선한 곳이 있을까, 집에서 만드는 것보다 아예 조리된 반찬을 사는 건 어떨까 싶었는데 새해 들어 줄줄이 오른 물가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올해는 사과, 배를 제외하면 다 비싼 거 같다"며 "거창한 요리도 아니고 그저 소고기 뭇국에 잡채, 나물 몇 가지, 동태전 정도 부치려는 데만 20만원 돈은 써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날 김씨의 장바구니를 보니 국거리 한우(300g)는 30% 할인해 1만3860원, 무도 40% 할인해 한 개에 1130원이었다. 한우 등심(300g·4만7800원)과 불고기(1만6640원)도 세일을 한다고는 했지만 이미 가격 자체가 많이 올라 여러 식구가 배불리 먹기엔 비싸다는 생각에 이번 설에는 사지 않기로 했다.

시금치(3890원)는 예년보다 쌌지만 국내산 데친 고사리(7980원)와 깐도라지(9500원)는 반찬가게에서 파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김씨는 "파는 건 중국산이 많고 양념도 좋은 것을 쓰진 않을 것 같아 손질된 것으로 사다 직접 무치려 한다"고 말했다. 오징어(한 마리 4490원)와 부세조기(5980원)는 2마리씩 담고, 사과와 배는 각각 7개(7900원)·3개(12800원) 들이 한 봉지씩, 동그랑땡을 만들 다짐육(4680원)과 두부(4980원), 달걀 한 판(5830원), 햄(5480원), 애호박(1290원), 밀가루(1560원), 당면(3480원) 등도 골랐다. 겉절이용 배추(3180원) 2통과 깐마늘, 간장(6080원) 등도 최소 수량만 살 예정이다. 총 17만6800원이 들었다.

김씨는 한우 대신 인근 식자재마트에서 미국산 LA갈비(1.5㎏) 2팩을 12만5800원에 주문해놨다. 작년 설에 10만3000원 정도였던 냉동갈비도 일년 새 20% 이상 올랐다. 여기에 포를 뜬 명태(7000원)와 약과(5000원)를 조금씩만 사도 대형마트 장바구니와 합치면 이미 30만원이다. 작년에 설 준비로 마트와 재래시장 등에서 비슷한 품목을 사며 23만~24만원을 썼던 것과 비교하면 넉넉히 10만원은 더 써야 할 참이다.

김씨는 "명절 전날이 되면 떡도 좀 사야 하고, 손주손녀가 좋아하는 딸기도 좀 넉넉하게 사놓고 싶은데 대목이라고 지금보다 더 비싸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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